사회적 비용 무시한 脫원전 정책… 5년간 전력구입비 8510억 증가

월성1호기 조기폐로 졸속평가
경제성 평가 기준도 비합리적
“정부압박 의한 결정… 재고를”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에 따른 부작용이 국정감사를 통해서도 쏙쏙 드러나고 있다. 성급한 원전 월성 1호기 폐로 결정이 향후 전력구입비 상승뿐만 아니라 시급한 현안인 온실가스 감축에도 역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도 나빠지고 ‘비용’도 상승하면서 정책목표를 모두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 평가다. 특히 대선 공약 이행을 이유로 경제성 평가만을 거쳤을 뿐 폐로에 따른 사회적 비용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도 없어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1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지난 6월 한국수력원자력 이사회의 월성 1호기 조기 폐로 결정은 정부의 압박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폐로 명분이 된 외부 평가도 경제성만 따졌을 뿐, 원전 폐로가 가져올 사회적 측면(비용)을 무시했다는 것이 야당 의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정부는 탈원전 정책이 30년 장기로 추진되며 당장 1∼2년 사이에 어떤 영향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가동 중인 원전을 폐로시킨 데 따른 문제들은 조만간 여러 가지 문제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전력공사의 전력구입비만 총 8510억 원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원전 폐로를 대체할 LNG 발전 가동에 따른 이산화탄소(온실가스) 발생도 209만5445t 늘어나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열린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총회에서는 회원국의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강화한 새로운 제안을 채택하면서 원전 가동을 늘릴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경제성 측면에서도 한수원의 외부 용역은 월성 1호기의 이용률이 급격하게 떨어진 2017년(40.6%)만을 근거로 들고 있다. 월성 1호기의 지난 3년간 이용률은 57.5%로, 기준(54.4%)을 상회하기에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정부의 탈원전 선언 이후 한수원 이사회는 이 같은 요소들에 대한 검토를 건너뛰고, 비관적 시나리오에 따른 결론에만 치중해 월성 1호기에 대한 조기 폐로를 성급하게 결정했다는 해석이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