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종기·트랙터 등 1만3000대 지원… 일손부족 농촌 ‘천군만마’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병원(왼쪽 두번째) 농협중앙회장이 지난 12일 충남 예산군 삽교농협 관내 농가에서 고구마 수확 일손돕기 활동을 하고 있다. 농협 제공

농협, 예산서 수확철 일손돕기 - 농기계 전달식

전국 농·축협 1009곳 대상
연말까지 300억 상당 전달
4월에 220억 이어 두번째

26일까지 3주간 일손돕기
임직원 등 5만6000명 동참
가을걷이 위해 팔 걷어붙여

농협이 수확 철을 맞아 농촌 일손돕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대대적인 일손 지원 캠페인에 나서는 한편, 300억 원 상당의 밭농사용 농기계도 지원했다. 지난 12일 충남 예산군 삽교농협 경제사업장 입구에는 예산군 관내 농·축협에 지원될 농기계들이 나란히 전시돼 있었다. 농협이 농업인 일손부족 해소 차원에서 개최한 ‘수확기 범농협 집중 일손돕기 발대식 및 밭작물 농기계 전달식’을 위해 준비된 장비들이었다. 풍물패 공연으로 한껏 분위기가 달아오른 가운데 오전 10시 발대식이 시작됐다.

행사장은 농협 충남지역본부, 대전본부, 세종본부 조합원 등 550여 명의 참석자로 붐볐다. 서울 강동과 영등포 도시농협 조합장 등도 수확에 손을 보태기 위해 행사장을 찾았다. 이날 행사장에는 유독 경찰도 많이 눈에 띄었다. 이재열 충남지방경찰청장도 직접 일손돕기 발대식 현장을 찾았다. 지난달 경찰청과 농협 간 업무협약을 통해 경찰들도 관내 수확기 집중 일손돕기에 동참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농협은 본격적인 수확기를 맞이해 8∼26일 3주 동안 집중적으로 전국 일손돕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농협 임직원은 물론 우수고객, 자원봉사자 등 5만6000여 명이 함께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봄에는 뜻하지 않은 서리가 농민을 아프게 했고, 여름에는 그야말로 폭염이 찾아왔지만 농민들이 사투 끝에 어려움을 극복하고 농사를 지어 지금의 황금 들판을 만들었다”며 “하늘이 올해 농민들에게 많은 괴롭힘을 줬는데, 그 모든 것을 가슴에 안고 수확의 계절을 맞고 나니 이제는 일손 부족이라는 또 하나의 아픔이 있다”고 일손돕기 캠페인의 취지를 설명했다. 김 회장은 “가을은 기간이 짧아 수확기를 놓치면 농산품의 품질이 확 떨어진다”며 “그래서 5000만 국민에게 호소하며 일손돕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축사를 맡은 홍문표(충남 홍성·예산) 자유한국당 의원도 “과거 멕시코에서 인접국 농산물이 싸다고 사 먹다가 국가부도를 맞은 사례가 있다”며 “국민의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300만 농민이 존경받을 때가 됐다. 농협이 진정으로 해야 할 일을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어 감사하다”고 집중 일손돕기 운동의 의미를 높이 평가했다. 황선봉 예산군수는 환영사를 통해 “사과 농사가 지난해 우박 피해, 올해 냉해를 입었을 때 농협에서 적극 지원해 줬다”고 소개했다. 축사가 끝난 뒤, 농촌 일손돕기와 도농교류 활성화를 위한 명예이장 위촉패 전달식이 이어졌다. NH농협은행 최우수 고객인 이제원 마이크로닉스시스템 대표가 삽교읍 역리마을 명예이장으로 위촉됐다.

이어 이날 이벤트의 하이라이트인 밭작물 농기계 전달식이 진행됐다. 김 회장이 김종래 삽교농협 조합장에게 ‘밭작물 농기계 전달 300억 상당’이라고 적힌 판을 건넸다. 농협중앙회는 올 하반기 전국 1009개 농·축협에 농기계 1만3000여 대를 무상으로 지원한다. 지원되는 농기계 종류는 육묘용 파종기, 동력예취기(잡초 제거 장비), 트랙터, 콩 정선기(수확한 콩에 섞여 있는 콩깍지나 모래 등을 걸러주는 기계), 굴착기(포크레인), 농업용 로더(Loader), 농업용 고압세척기 등이다. 농기계 값은 300억 원에 달한다.

앞서 농협은 지난 4월에도 전북 익산시 삼기농협 경제사업장에서 ‘풍년농사 지원 전국 동시 스타트업’ 행사를 열고, 전국 951개 농·축협에 220억 원 상당의 농기계를 전달하는 이벤트를 한 바 있다. 김 회장은 “이번에 전달한 밭작물용 농기계가 일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인의 영농 활동에 작으나마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회장 등 참석자들은 “일손돕기 파이팅! 농가소득 5000만 원” 구호를 외친 뒤 삽교농협 관내 고구마밭으로 이동했다. 전남 나주 남평농협 조합장 출신인 김 회장이 직접 굴착기 등 이날 지원된 농기계에 올라 작업 시연도 했다. 김 회장은 이어 밭에서 직접 고구마를 캐며 일손돕기 활동을 벌였다. 김 회장은 4월 농기계 전달식 때는 레이저 균평기(논밭의 높낮이를 레이저로 측정해 수평을 맞추게 해주는 농기계) 작동 시연을 직접 한 바 있다.

예산=김성훈 기자 tara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