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불교의 역할 중 하나가 한반도 평화 완성”

  • 문화일보
  • 입력 2018-10-1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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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13일 경기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열린 2018 세계평화명상대전에서 5000여 명의 참가자가 비무장지대를 걸으며 명상을 하고 있다.(왼쪽 사진) 각산 스님이 16일 강원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린 세계명상대전에서 명상 수행을 지도하고 있다.(오른쪽) 참불선원 제공


- DMZ세계평화명상대전·세계명상대전 성황리 마친 각산 스님

“명상은 체험이지 이론 아냐
호흡으로 고요함 얻는다면
번뇌 놓고 행복 얻을수 있어

‘갑질’ 논란 경영인들 대상
‘기업 명상’도 펼치고 싶어
통찰력 키워 기업경영 도움
가발쓰고라도 할 생각있어”


비무장지대(DMZ)에서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세계평화명상대전과 바로 이어 3년째 열리는 세계명상대전을 성공리에 마무리한 각산 스님(한국참선지도자협회장)은 “부처님 가르침은 중도(中道)와 화합(和合)인 만큼, 어느 종교보다도 이 나라에 큰 기여를 한 호국불교의 역할 중 하나도 한반도 평화의 완성”이라며 DMZ명상대회의 의미를 전했다.

16일 강원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3박 4일간 열린 2018세계명상대전을 마치고 만난 각산 스님은 “조선시대 서산·사명대사와 승병들의 호국불교가 불살생(不殺生) 계율을 어겼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불교의 가르침은 시대정신이기도 하다”면서 “한반도가 70여 년의 긴장과 갈등을 끝낼 수 있는 시절인연의 꽃향기가 피어날 때 DMZ에서 평화를 염원하며 진행한 참선과 명상은 새로운 호국불교의 가치를 드러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13일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서 열린 ‘DMZ 세계평화명상대전’은 태국의 전설적 명상 수행자인 아잔차 스님의 두 제자인 아잔 간하와 아잔 브람 스님을 비롯해 대만의 대표선승 심도 스님, 한국 간화선의 혜국 스님 등을 초청해 무려 5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법문과 분단의 철조망 옆을 지나는 ‘평화 걷기명상’ 등으로 장관을 이루었다. 세계평화명상대전은 한국참선지도자협회 출범행사이기도 했다. 이날 참가자 중 480여 명이 하이원리조트로 자리를 옮겨 초청된 세계적 명상 대가들로부터 세세한 지도를 받으며 집중수행을 벌인 세계명상대전은 올해도 참가자들로부터 큰 호응과 감동을 불렀다.

각산 스님은 해인사에서 보광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강원을 마친 후 미얀마, 태국, 호주 등 세계 각국의 고승들을 만나 가르침을 받아 참선과 명상의 이론과 실참에 두루 깊이를 지녔다. 그가 어른 스님들의 권유로 대형교회 밀집지역으로 불교의 불모지로 불렸던 강남의 대치동에 5년 전 참불선원을 개원할 때만 해도 “강남에서 어려울 것”이라는 주변의 우려를 들었지만, 명상 열풍을 부르며 매년 두 배씩 성장하는 ‘원력’을 보여왔다. 그 ‘비결’ 중 하나는 단순, 명확한 가르침, 누구나 수월하게 명상수행을 따라 할 수 있는 지도방법 때문으로 보인다. 스님은 “명상은 체험이지 이론이 아니다”라며 “이론으로 불교를 배우면 난해한 용어 등으로 너무 어렵다. 명상을 통한 삶의 변화는 이론이 아니라 실천법에 있다”고 말한다. 자신이 내면을 바라보고, 나의 문제를 물어보는 것이 명상과 참선의 시작이며 끝이라는 것이다. 스님은 첫 단계로 자연스러운 호흡부터 강조한다. 그는 “호흡은 바라만 보아도 고요해진다. 누군가 호흡과 마음을 관찰해 고요함을 얻는다면 번뇌를 내려놓고 마음을 자유자재로 쓰게 돼 인생의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일련의 ‘명상대전’으로 크게 주목받은 각산 스님은 “이번 세계평화명상대전을 마무리하고, 인연이 따라 주어진다면 종단의 대중으로서 할 일은 하겠지만 당분간 대외적으로 직접 주관하는 행사는 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스님은 “가르침을 펴기 위해 불가피하게 큰 행사를 열어왔으나 수행자로 갈 길에 좀 더 충실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각산 스님의 아이디어는 끊임이 없다. 최근 일부 기업의 경영인들이 ‘갑질’ 논란에 휩싸이는 것과 관련해 각산 스님은 ‘기업 명상’의 구상을 밝혔다. 스님은 “누구나 먹고사는 문제를 벗어날 수 없는데, 그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영자들의 극심한 스트레스를 이해한다”면서 “이러한 스트레스가 일과 사람을 구분하지 못하고 ‘욱’하게 만들며,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고용인을 대하면서 이른바 ‘갑질’의 양상을 보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경영자가 명상을 해 마음이 텅 빈 상태의 고요를 체험하면 이타심이 생기고 통찰력과 창의성을 높일 수 있어 스트레스를 없애는 것은 물론 기업경영에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며 “더 나아가 고용인들에게도 명상교육을 하면 ‘고용인 없는 고용주, 고용주 없는 고용인은 없다’는 상호존중 속에서 노사갈등 해소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혹시 타 종교의 경영인이더라도 명상이라 해서 불교를 떠올리며 거부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 기독교에도 묵상 등 비슷한 수행법이 있다. 필요하다면 법복을 벗고 가발을 쓰고 지도해 주겠다”며 ‘기업 명상’의 의지를 밝혔다.

엄주엽 선임기자 ejyeo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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