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中법률가 사상 첫 회합… 경제특구 투자 논의한 듯

中매체 “더헝로펌·고려로펌
평양서 투자관련 법률 토론”

대북제재 완화를 놓고 국제사회의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과 중국이 제재 완화 국면에 대비해 사상 처음으로 양국 법률가 회합을 갖는 등 본격적인 경제협력을 위한 준비에 나서고 있다. 특히 양측은 경제특구와 외국인투자 관련 법률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북한이 중국의 지원을 받아 중국식 개혁·개방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18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의 더헝로펌(德衡律師)은 지난 16일 평양에서 북한 대외경제부 산하 고려로펌과 ‘조선과 중국 변호사 법률제도 비교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행사에서는 북·중 간 경제특구법, 국제 무역 및 외국인 투자 관련 법률의 차이점 등이 집중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북한이 대북제재 완화에 대비해 대외 개방 준비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중 변호사들이 회합을 하고 양국의 법률제도에 대해 논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더헝로펌의 한 변호사는 북한 변호사들이 북한 헌법과 형법, 민법을 논의하면서 외국인투자 규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고 전했다. 현재 북한 내 변호사는 총 500여 명이며 대부분 형사와 민사 분야에만 종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은 향후 대외무역과 외국인투자 유치를 위한 사전 법률 준비 지원을 중국 측에 적극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뤼차오(呂超) 중국 랴오닝(遼寧)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북한은 외국인투자 같은 법률 서비스 분야에서 낙후돼 있지만 대외 개방에 나섬에 따라 법률서비스에 대한 논의가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 16일에는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시 교향악단과 오페라, 무용악단이 평양을 처음으로 방문해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에서 ‘중·조 친선 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리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리창근 국제부 부부장, 리진쥔(李進軍) 주북한 중국대사 등이 참석해 “북·중 친선의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가자”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