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 계약·未신고… 서울 부동산 ‘꼼수거래’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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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채익 국회의원 국감자료

올 8월까지 거래 위반 914건
과태료만 51억3871만원 부과
수요 살아있어 위반사례 늘듯
지연신고·미신고가 가장 많아

최근 서울 한 자치구의 공인중개사는 구청으로부터 1782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시세 5억4000만 원인 아파트 매수가격을 6억9000만 원으로 높여 신고한 매매 계약을 중개했기 때문이다. 향후 양도차익 극대화를 노리고 거짓신고를 요구했던 매수자에게도 4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서울 부동산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양도차익을 줄여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거래가격을 속이거나 법정 기한을 넘겨 신고하는 등 부동산 거래신고 위반 행위가 최근 2년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이채익(자유한국당)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동안 서울지역에서 전년(476건)보다 2.3배로 증가한 1122건의 부동산 거래신고 위반 사항이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부동산 거래신고 위반자 2012명에게 부과된 과태료만 62억2118만 원에 달했다.

올해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지난 8월까지 914건의 위반 사례가 드러났고 1669명에게 51억3871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정부가 폭등하는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9·13 부동산 대책과 9·21 주택공급대책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현재는 거래가 주춤한 상황이지만, 저금리 기조 지속 등으로 투자 수요가 여전히 살아있기 때문에 지난해보다 위반 사례가 더 많이 속출할 수 있다고 이 의원은 전망했다.

위반 사례별로는 지연 신고 또는 미신고가 가장 많았다. 지난해 866건, 올해는 668건을 기록했다. 매매 가격을 낮춘 ‘다운계약서’ 작성 등 거짓 신고가 뒤를 이었다. 지난해 231건에 이어 올해도 141건이었다. 올해는 특히 거짓신고를 조장하거나 방조했다가 적발된 사례가 85건으로 예년보다 크게 늘었다. 거짓신고 조장 및 방조는 지난해엔 9건, 2016년엔 4건이었다.

한편 이 의원은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각각 공개하는 부동산 거래량 통계가 집계 시점 차이로 서로 다른 수치가 나오면서 시민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실제 서울시가 운영 중인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부동산 거래현황’과 국토부 자료를 기반으로 한 아파트 월별 거래량을 비교한 결과, 올해 8월 서울시 자료엔 아파트 7346채가 거래된 반면, 국토부 자료엔 1만3182채로 나와 있다.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은 계약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토부는 계약일을 기준으로 거래량을 집계하는 반면, 서울시는 신고일을 기준으로 공개하기 때문에 이런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고 이 의원은 지적했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