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결격 사유에 國監 위증 혐의까지… 원자력안전위원회長 경질해야

강정민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의 ‘결격 논란’이 급기야 국정감사 위증이나 허위 공문서 작성 의혹 등 도덕성 시비로 번졌다. 몇 년 전 출장 비용의 성격 문제로 치부하기에는 너무 심각하다. 우선,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17일 최연혜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가 사실이라면, 강 위원장은 자격이 상실된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강 위원장이 2015년 3월 미국 출장을 가면서 KAIST에 제출한 국외출장신청서와 출장비 지급신청서에는 연구 과제명인 ‘SFR(소듐냉각고속로) 노심 개념 연구(3차 년도)’와 함께 콘퍼런스 참석 등의 내용이 기재돼 있으며, KAIST는 이에 근거해 왕복 항공료와 학회 참가비, 체류 비용 등을 지급했다고 한다.

원자력안전위법은 최근 3년 이내에 원자력 이용자나 이용단체 사업에 관여한 적이 있으면 위원(장)이 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강 위원장은 지난해 연말인 12월 29일 임명됐고, 올 1월 2일 취임한 만큼 ‘3년 규정’에 위배된다. 강 위원장 취임을 전후해 이런 문제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진행됐고, 그 결과 원자력안전위원 3명이 3년 내 연구 과제에 참여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사퇴한 바도 있다. 만약 강 위원장 측 주장처럼 연구와 무관한 미국 방문이었다면, 허위 공문서 작성과 허위 연구·출장비 수령에 해당될 수 있다.

강 위원장은 지난 1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國監)에서 이와 관련된 의원들의 질의에 연구에 직접 관련된 출장이 아니었고, 연구비에서 지원받은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KAIST 자료는 ‘선서 위증’이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국회 차원의 위증 규명은 물론 고발 검토 등 후속 조치도 필요하다. 2011년 설립된 원안위는 원자력 안전을 책임진 중요한 기관으로, 원전 안전 검사는 물론 건설·운영에 대한 인·허가 등을 결정한다. 그러지 않아도 강 위원장은 탈(脫)원전론자로 인식되면서 중립성 의문도 심각했다. 차제에 정부는 강 위원장을 경질하는 게 타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