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때 밀어주는 사람’ 목욕탕 점령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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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18-10-19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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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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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액 보증금 받던 목욕탕업주
저금리에 ‘이자놀이’ 재미못봐
목돈 마련 어려운 중국인 고용
수입 일정 부분 배분방식 전환


서울 종로구에서 목욕탕을 운영하는 김모(45) 씨는 최근 중국인 세신사를 한국인으로 교체했다. 청소를 시켜도 대충하기 일쑤였고 어설픈 마사지로 손님들이 고통을 호소했기 때문이었다. 김 씨는 “서울 목욕탕의 70%는 중국인을 세신사로 고용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노동시장엔 대부분 중국인뿐이어서 한국인을 구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인 세신사는 최근 2∼3년 사이에 급격하게 증가했다. 1∼2%대의 낮은 은행 예금금리가 계속되면서 목욕탕의 세신사 고용 방법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과거엔 세신사로부터 최소 1000만 원에서 많게는 1억 원이 넘는 보증금을 받은 뒤 세신과 마사지 등으로 얻은 수입은 모두 세신사 몫으로 떨어지도록 계약을 맺었다.

사우나 주인은 거액의 보증금을 가지고 소위 ‘이자놀이’로 돈을 벌었다. 하지만 저금리가 고착되면서 이자 수익은 줄어들었고 이에 대부분 목욕탕은 보증금을 100만∼200만 원 수준으로 낮춘 뒤 세신사가 번 돈의 30∼40%를 떼어가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러한 고용 방식의 변화는 검증되지 않은 중국인 세신사 유입으로 이어졌다. 과거엔 고액의 보증금을 마련할 능력이 되는 한국인이 주로 일했으며, 인력중개소에서도 세신사로 일하기를 원하는 중국인들의 신원과 마사지 전문성 등을 고려해 선별적으로 보증금을 빌려줘 취업을 도왔다. 이제 보증금 납부가 쉬워지면서 세신사 취업 문턱이 낮아졌고 수준 이하의 중국인 세신사가 대거 등장했다. 한국인 세신사를 구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상당한 육체노동을 요구하는 세신 일을 원하는 한국인은 점점 줄어드는 반면, 중국인들에겐 짭짤한 수입이 보장되는 최고의 직업으로 꼽히는 상황이다.

중국인 세신사들은 계약 방식의 변화로 수입의 60% 정도만 손에 넣을 수 있게 된 탓에 세신뿐 아니라 손님이 원하지 않는 마사지를 ‘독려’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전문적이지 못한 마사지를 받은 이용객들이 목욕탕 측에 불만을 제기하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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