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밀어붙이기 ‘공공택지’… 의정부 주민 반발

테크노밸리·법원·검찰청 등
市에서 6년전부터 개발계획
“정부, 지자체 협의없이 선정”

광명 주민도 연일 ‘반대집회’

정부가 주민의 반대에 불구하고 ‘9·21 주택 공급 대책’ 택지 지역에 대한 주민 공람을 실시하고 있어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일부 지역은 지방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는 곳이어서 사전 협의 없는 중앙정부의 밀어붙이기식 추진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19일 경기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8일 경기 광명 하안2·의왕 청계2·성남 신촌·시흥 하중·의정부 우정 지역이 공공택지로 지정될 예정이니 주민 공람을 실시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해당 지자체에 통보했다. 광명시와 의정부시 등은 지난달 14일 자족시설 미비라는 이유로 각각 반대 의견과 조건부(지구 조정) 의견을 제출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

의정부시 녹양동 우정마을은 시가 지난 2012년부터 자체 도시개발사업을 추진, 환지·수용방식의 실시계획 수립용역을 실시 중인 곳으로, 실시계획 인가와 착공을 앞두고 있었다. 도시개발사업은 38만7500㎡에 테크노밸리를 비롯, 법원·검찰청을 유치하고 민간임대주택을 건설하는 계획이다. 150가구가 거주하는 우정마을은 도시재생사업으로 보존하는 방안이었다. 이 마을은 녹양택지지구에 인접해 있으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 2007년 취락지구라는 이유로 개발대상에서 제외한 곳이다.

시는 지난 14일 양주관아가 있던 버들개·우정마을 취락지역을 제외하고 임야·농경지를 택지로 개발해 달라는 의견을 국토부에 제출했으나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이 지역이 공공택지로 지정 고시될 경우 시는 도시개발사업을 중단해야 한다.

이 마을에 사는 방모(여·73) 씨는 “10년 전 LH가 녹양택지지구 진입도로를 개설하면서 살던 집(80평)을 철거하고 남은 13평에 집을 새로 지어 살고 있는데 또 철거라니 무슨 날벼락 같은 소리냐”고 하소연했다. 마을 주민들은 마을회 중심으로 충분한 보상 및 입주대책이 없는 개발에 반대하며 대책위원회 구성에 나서는 등 조직적 반발에 나섰다.

한편 경기 광명시도 지난 14일 자족 기반시설이 없는 아파트 공급정책을 반대한다며 반대 의견을 국토부에 제출했으나 택지가 일방적으로 지정되자 공람을 실시하지 않았다. 광명시 하안2지구는 시가 2013년부터 음식문화의 거리로 조성 중인 곳으로, 상가들이 밀집한 곳이다. 이곳 80여 명의 상인들은 택지지구 지정에 반대하는 집회를 연일 개최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광명시 관계자는 “하안지구 택지지정에 반대하는 의견을 제출한 이후 LH 직원이 시청을 방문해 지정 취지를 겨우 설명하는 등 사전협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의정부 = 오명근 기자 om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