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마 탈출 때 CCTV먹통… 대전도시公에 기관 경고

市, 원장·팀장엔 중징계 요구
“CCTV 분석” 거짓말 논란도

지난달 발생한 대전오월드(동물원) 퓨마 탈출 사건은 운영을 담당하는 대전도시공사의 총체적 관리 부실이 빚어낸 사고로 대전시 감사 결과 드러났다. 공사 측이 사건 다음 날 퓨마 탈출 경위를 밝히기 위해 전문업체에 분석을 의뢰하겠다고 공언했던 CCTV도 감사 결과 고장 난 ‘먹통 제품’으로 밝혀져 당시 발표에 대한 ‘거짓말 논란’도 나오고 있다.

19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9월 18일 발생한 대전오월드 퓨마 탈출 사건과 관련, 대전도시공사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를 전날 발표했다. 사고 책임을 물어 대전도시공사에 기관경고처분을 내렸다. 또 원장과 동물관리팀장에게 중징계를 요구했다.

시 감사 결과에 따르면 공사는 사육장 청소를 2인 1조로 하고, 사육장 하루 근무조를 3명으로 구성해야 하는 등의 내부 규정을 모두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당일 오전 8시쯤 보조사육사(공무직) 혼자서 사육장을 출입했고, 30분 뒤 2개의 출입문 중 안쪽 출입문을 잠그지 않은 채 빠져나온 것으로 밝혀졌다.

시는 퓨마 사육시설의 CCTV 2대에 대해 “사건 발생 당시 고장 나 있었음에도 고치지 않고 방치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퓨마가 잠을 자는 공간과 이동 통로에 설치된 이 CCTV 자료는 퓨마 탈출 경로와 시간대를 밝히는 유력 증거로 주목받았으나 결국 녹화된 화면이 없는 ‘맹탕’으로 밝혀진 것이다. 특히 유영균 도시공사 사장은 사건 다음 날 대전시청 언론 브리핑에서 “퓨마 탈출 경위, 시간대, 행적을 밝히기 위해 CCTV 기록을 전문업체에 맡겨 퓨마 동선을 분석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거짓 증언’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유 사장은 “퓨마 우리 내부의 CCTV는 동작이 있을 때만 녹화가 되는 모션 감지카메라로, 설치 각도 문제로 녹화가 안 됐을 뿐 고장 난 것은 아니다”라며 “고장이라는 시의 감사 결과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전 =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