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기활법 조건 너무 까다로워… 기업규모 구분없이 혜택받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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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홍 사업재편 심의위원장

“도산위기 기업들 이대로 두면
3~4년內 반드시 구조적 위기”

지난 9월 취임한 이홍(광운대 교수·사진) 2기 사업재편계획 심의위원장은 현행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기활법)이 기업들이 신청하기에 “매우 까다로운 조건”이며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조만간 닥칠 국내 경제 위기를 막기 위해서라도 대기업·중소기업 구분 없이 기활법의 혜택을 받아 사업재편이 이뤄지도록 정부 여당이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19일 이 위원장은 문화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현행 기활법과 관련해 “기업은 기업일 뿐, 대기업·중소기업 구분이 왜 필요한가”라고 반문하며 “지금 대기업·중견기업이 더 많이 도산 위기에 처해 있으며 이 같은 기업이 어려워지면 한국경제가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산업계의 최근 상황에 대해 “좋지 않은 정도를 넘어섰다”며 “3∼4년 내 한국경제 구조적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수출 지향적인 한국을 둘러싼 대외적 상황이 악화 일로에 있고 내수시장도 너무 힘든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 위원장은 특히 내수시장이 무너지고 있는 이유를 부동산 정책과 고비용의 노동력으로 꼽았다. 그는 “내수시장 악화의 요인은 ‘코스트 인플레이션’ 때문”이라며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노동비용이 소매가격에 반영되며 소비 심리마저 위축시키고 있고, 이 같은 소비 위축이 생산은 물론 고용 축소로 이어져 악순환이 전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국내 내수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 부문인데 급격한 부동산 정책으로 인해 돈이 돌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짚었다.

그는 개정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기활법과 관련해 “명칭 그대로 기업에 활력을 줄 수 있는 법이 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을 볼 때, 소유주만 보지 말고 해당 기업의 종업원과 산업 생태계까지 좀 봐줬으면 좋겠다”며 “사업재편 시기를 놓친 기업들이 늘어나면 산업 생태계 자체가 무너진다는 사실을 정부와 여당이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