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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론-이미숙 논설위원 게재 일자 : 2018년 10월 19일(金)
누가 트럼프 ‘동맹 無知’ 보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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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숙 논설위원

우드워드 ‘공포’ 주역 매티스
안보중심추로 한·미 FTA 구해
사드,미군 철수 위기도 鎭火

김정은 도발 후 北爆 작전대비
對北 봉쇄로 核 해결 자신감
文정부 ‘매티스 이후’대비해야


11·6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안팎에서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 교체론이 슬금슬금 제기되고 있다. 관련 보도가 잇따르자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사람은 어느 시점에서 떠난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매티스 장관은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행태에 비춰볼 때 예측 불허다. 매티스 장관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이미 사퇴 의사를 밝힌 니키 헤일리 유엔 대사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중심추 역할을 해온 인사이기 때문이다. 밥 우드워드 저서 ‘공포’의 표면상 주인공은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책 전체를 관통하는 인물은 매티스 장관이다. 백악관 인사들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야 할 일이 생기면 늘 매티스 장관에게 요청해 해결했다.

공교롭게도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난제들은 대부분 한·미 동맹과 북핵 관련 이슈였다. 파기 기로에 놓였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재협상으로 봉합되고, 북폭 직전까지 갔던 북핵 위기가 진정되는 과정에서 매티스 장관은 지대한 역할을 했다. 지난해 9월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에게 보내려던 ‘FTA 파기 통보 서한’ 초안을 감춤으로써 1차 위기를 모면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서신 작성을 지시하자 매티스 장관에게 지원 요청을 했다. 황급히 백악관에 들어와 매티스 국방장관이 한 말은 이렇다. “북한 김정은은 미국의 국가안보에 직접적 위협이다. 이를 막기 위해 우리에겐 한·미 동맹이 필요하고 여기서 무역은 핵심적 역할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1월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재차 한·미 FTA 파기 위협을 했지만 결국 재협상으로 타협을 봤고, 유엔총회 기간에 서명함으로써 외형상 해피 엔딩이 됐다.

대북 공격 직전까지 갔던 북핵 위기가 협상 쪽으로 돌아서는 과정에도 매티스 장관이 관여돼 있다. 우드워드의 ‘공포’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해 7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도발에 이어 9월 6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미국은 북폭 작전 준비에 돌입했다. 미 공군은 10월쯤 북한과 지형이 유사한 미주리주에서 폭격 연습을 했고, 최대 위력을 지닌 MOB 투하 훈련도 했다. 폭탄의 어머니란 별명이 붙은 MOB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이슬람국가(IS) 근거지에 처음 투하했던 폭탄이다.

그즈음 매티스 장관은 미 육군 협회 행사 때 6·25는 준비 안 된 전쟁이라는 반성을 담은 시어도어 리드 페렌바흐의 ‘이런 전쟁(This kind of war)’을 권한 바 있다. 전쟁을 한다면 철저히 준비해 하겠다는 결의를 내비친 것이다. ‘공포’에는 당시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 선제공격과 김정은 제거를 논의했다는 내용도 있다.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18일 아산정책연구원 세미나에서 “당시 대북 군사적 조치로 인해 큰 피해가 발생하는 것 아닌가 걱정했다”고 회고했다. 그렇지만 매티스 장관은 ‘봉쇄로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진언했고, 트럼프 행정부는 최대 압박작전에 돌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FTA 파기, 사드 철거,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해 한·미 관계가 악화될 때 문재인 정부는 속수무책이었다. 어느 누구도 미국을 설득하지 못했지만, 한·미 관계가 이나마 유지된 건 순전히 매티스 장관의 노력에 크게 힘입었다. 로비스트가 수십억 원을 쓰고도 하지 못할 일을 그가 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초대 비서실장인 라인스 프리버스는 최근 방한 강연 때 한·미 관계와 관련해 “대통령의 말에 집중하지 말고 결과를 봐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공포’에서 보듯 트럼프 대통령이 만들어낸 수많은 논란이 매티스 장관 등의 개입으로 순조롭게 해결됐음을 시사한 것이다.

‘매티스 방파제’가 사라진다면 한·미 관계는 어떻게 될까? 지금까지는 입장 차이를 그럭저럭 봉합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그 과정이 훨씬 거칠어질 것이다. 더구나 청와대 운동권 출신 참모들은 북한 감싸기에 집중하고, 문정인 특보는 ‘동맹은 부자연스러운 것이니 없애는 게 최선’이라는 주장을 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외교 어법과 핵 협상에 무지해 논란만 증폭시켰다. 한·미 간 대북 갈등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절실한 인물은, 동맹 정신에 입각해 문 대통령에게 직언하고 미국을 설득할 ‘한국의 매티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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