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9.6.18 화요일
전광판
Hot Click
오피니언
[오피니언] 시론-이용식 주필 게재 일자 : 2018년 10월 22일(月)
가짜뉴스 퍼지는 진짜 이유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이용식 논설주간

허위정보 엄단에 黨政 총출동
어느 정도 창궐하기에 그럴까
이효성 위원장 견해와 정반대

公營언론 너무 많고 권력 편향
靑비서실장 활약 차지철 연상
권력의 등잔 밑부터 밝게 해야


유언비어, 괴담, 카더라방송, 유비통신, 헛소문, 루머…이런 것들이 없었던 때는 없었다. 전설적 언론인 월터 리프먼은 이미 96년 전에 저서 ‘여론’에서 정보의 오염과 왜곡으로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며 편견 없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지식기구’를 제안했을 정도다. 이젠 인터넷 발달과 SNS 생활화에 따라 가짜뉴스로 진화했다. 허위 정보가 언론 보도의 외양을 갖춘 채 무한 복제되고, 빛의 속도로 확산하기 때문이다.

최근 현 집권세력이 돌연 대대적 가짜뉴스 단속에 나섰다. 법무장관은 “허위조작정보 배후까지 추적하라”고 지시했으며, 여당은 특별기구를 만들고 가짜뉴스방지법도 발의했다. 도대체 얼마나 창궐하고 위협적이기에 정권이 총출동하다시피 나섰을까. 발상과 용어가 독재정권 시기의 것들이기에 더 놀랍다. 유신 때 긴급조치 1·9호 및 10·26 사태와 5·18 광주민주화운동 뒤의 계엄포고령이 이와 유사하다. 유언비어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언론과 정치가 활성화하면서 줄어들었으나, 보수 재집권에 맞춰 독재 타도에서 광우병·세월호·사드 괴담 등 보수정권 공격으로 방향을 바꾸어 넘쳐났다.

가짜뉴스는 민주주의의 적이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억눌러 없앨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여론 형성의 또 다른 통로이므로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있다. 유언비어 연구의 선구자인 고든 W 올포트와 레오 J 포스트맨은 ‘유언비어의 양=중요성×모호성’이라는 공식을 만들었다. 관심이 클수록, 모호한 구석이 많을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해결책은 햇빛이 어둠을 걷어내듯 정보의 투명성을 높이는 일이다. 미국 정보자유법(FOIA)이 ‘선샤인 법’이기도 한 이유다.

이 시기에 왜 가짜뉴스가 횡행할까. 우선, 언론의 실패다. 특히 권력 영향하의 공영(公營)언론들에 대한 불신이 심각하다. TV 뉴스를 외면한다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런 공영언론이 너무 많고 경영은 방만하다. 신문의 책임도 무겁다. 과거엔 독자들이 기사를 거의 사실로 받아들였는데, 이젠 ‘어느 신문이냐’고 되묻는다. ‘코드 사법’은 수사와 재판의 정치적 의도를 둘러싼 추측을 부추긴다. 특검까지 했지만 수사라고 하기도 민망한 드루킹 수사와 전광석화처럼 이뤄진 심재철 의원 수사의 대비가 상징적이다.

보다 근원적으로 권력의 불투명성이 온갖 억측의 온상이다. 최근 ‘청와대 정부’라는 책이 주목을 끌 정도로 삼권분립은 더 취약해졌고, 정부도 헌법과 정부조직법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국무회의를 최고 국정기구로, 장관을 책임장관으로 여기는 사람이 있는가. 실세에 대한 풍문이 만연할 수밖에 없다. 선글라스를 낀 청와대 비서실장이 국가정보원장과 통일장관, 국방장관을 대동해 전방을 시찰한 사진은 충격적이다. 역대 청와대에서 그런 사람은 없었다. 박정희 정권 말기 차지철 경호실장이 온갖 명분으로 장관과 요인들을 불러모았던 일이 흡사할 뿐이다. 청와대 국기 하강식도 활용했다.

당국자들 말이 신뢰를 잃을 때 가짜뉴스가 번진다. 문재인 대통령은 소득주도 성장의 긍정 효과가 90%라고 했지만 장관들도 딴소리를 한다. 지난 18일 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난 뒤 교황의 방북과 관련된 발표도 뒷말이 무성하다. 외교장관은 범정부 차원의 5·24조치 해제 검토를 밝혔다가 거둬들였다. 안보 약화가 모두의 눈에 보이는데 대통령 주변에서만 아니라고 하면 우화 ‘벌거숭이 임금님’에서처럼 국민은 수군거리게 된다. 인권을 외치면서 북한 인권은 한사코 외면하고, 민주를 외치면서 탈북민 출신 기자의 취재를 봉쇄한다. 이런 위선과 천박한 언론관이 겹치면 국민은 정부 발표보다 ‘SNS 사랑방’에 더 의존하게 된다.

가짜뉴스 주무 기관장인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의 교수 시절 저서 ‘커뮤니케이션과 정치’에는 이렇게 나온다. ‘유언비어 유포죄는 그 사회가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증명할 뿐이다. 지배 세력에 불리한 유언비어나 권력자를 조롱하는 유언비어도 정치적 의견의 격렬한 표현으로 간주할 수 있으며, 따라서 보호되어야 한다.’ 가짜뉴스 확산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권력의 등잔 밑 어둠부터 밝혀야 한다. 괴담이 전(前) 정권을 무너뜨리는 데 발휘했던 영향력 때문에, 공수가 바뀐 지금은 그런 일을 막으려 선제공격에 나선다는 부메랑 괴담에 직면할지 모른다.
[ 많이 본 기사 ]
▶ 윤석열·강용석·조윤선·이정렬…파란만장 ‘연수원 23기’
▶ 욕정 주체 못한 황후도 매춘했던 ‘향락의 제국’
▶ 전설들도 따돌린 류현진…개막 후 14경기 ERA 다저스 역..
▶ 50代 판사, 법원서 판결직후 심장마비로 ‘사망’
▶ 윤석열과 ‘악연’ 황교안, 이젠 제1야당 대표…청문회 격돌..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지하벙커 작업하던 청년 화재로 사망…검찰 “北핵공격에 편집증적 집착” 북한의 핵 공격에 대비해 자택 지하에 ‘핵 벙커’를 만들다 작업..
mark50代 판사, 법원서 판결직후 심장마비로 ‘사망’
mark윤석열과 ‘악연’ 황교안, 이젠 제1야당 대표…청문회 격돌 예고
욕정 주체 못한 황후도 매춘했던 ‘향락의 제국’
“손혜원, 보안정보로 부동산 차명매입”
전남편 유가족, 고유정 친권상실 법원에 청구
line
special news 전설들도 따돌린 류현진…개막 후 14경기 ERA ..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다저스 전설의 투수들을 따돌리고 또 한 번 미국 언론의 헤드라인을 ..

line
“당 내부 ‘슈퍼 갑’ 마인드가 결국 황교안브랜드 망..
윤석열·강용석·조윤선·이정렬…파란만장 ‘연수원 2..
새 중앙지검장은…‘小尹’ 윤대진이냐, 기획통 이성..
photo_news
아내 유골 ‘추억의 호수’에 뿌리고 남편은 심정..
photo_news
美공군, 중·러 대응 마하 5 극초음속 미사일 시..
line
[김효정의 에로틱 시네마]
illust
옆집 여성 훔쳐보고 죽음으로 내모는… 상류층의 ‘위선’
[인터넷 유머]
mark정치인과 연예인의 공통점 mark정치인과 노조의 공통점
topnew_title
number 고흥 바닷가 40대 여성 시신, 계획적 자살 무..
탈북 현인애 “北 장마당 여성 대상 권력형 성..
김정은 弔花 ‘모시기’
연예인 출신, 국가행사 차출 여전… 위로휴..
한국당 사무총장 인물難… “변화 이끌 사람..
hot_photo
소지섭, 61억원 빌라 매입···“신혼..
hot_photo
비아이 마약폭로 한서희 “악플·루..
hot_photo
개그맨 류담, 4년 전 이혼···“서로..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