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공군연합훈련 유예 ‘엇박자’ 속 남북 장성급회담 26일 개최

美, 韓과 상의없이 조기 발표
‘對北당근 - 對韓 압박’ 엇갈려

오는 12월 초로 예정됐던 한·미 공군 연합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가 사실상 유예된 상황에서 오는 26일 남·북 장성급군사회담이 개최되는 등 한·미 관계는 엇박자를 내는 가운데 남북관계 분야만 속도전으로 나아가고 있다.

남북 군사 당국은 지난 평양에서의 9·19 남북 군사합의 이행 방안으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를 위한 세부 조치를 협의하기 위한 남·북·유엔사 3자 협의체 제2차 회의를 22일 오전 10시부터 판문점 남측지역 자유의 집에서 개최했다. 국방부는 또 오는 26일 오전 10시에는 군사 분야 합의 이행을 위한 제10차 장성급군사회담을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국방부는 “군사합의 이행 관련 중간평가와 향후 추진 일정 등을 우선 협의하고,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운영 방안과 한강(임진강) 하구 공동조사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정상회담에서 언급한 북한 장사정포 후방배치 등 운용적 군비통제에 가속도를 내기 위한 후속방안이 논의될지 주목된다.

남북 장성급군사회담은 지난 15일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한 지 11일 만에 열린다. 우리 측은 수석대표인 국방부 대북정책관 김도균 소장 등 총 5명이, 북측은 단장(수석대표)인 안익산 중장(우리 측 소장급) 등 5명이 각각 대표로 참가한다. 남북은 판문점 JSA 비무장화 조치 하나로 이달 1일부터 시작한 JSA 남북지역의 지뢰제거 작업을 20일 종료했다. 이번 장성급군사회담에서는 JSA 비무장화 진행 상황을 평가하고, 다음 단계 일정을 협의한다.

이와 함께 남북 군사합의에 대해 불만을 표시해온 미국은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 유예를 지난 19일 한국 측과 상의 없이 서둘러 발표했다. 한국 측은 20일 “비질런트 에이스 유예 여부는 아직 협의 중이며, 한국 공군 단독 훈련은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향후 일정이 불투명한 상태다. 미측의 ‘조기 발표’와 관련, 다음 달 6일 미국 중간선거 전 비핵화 성과를 내기 위해 북한에 줄 당근책이라는 분석과 함께,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앞으로 소규모 훈련을 제외하고는 한·미 간 공동 훈련은 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대한(對韓) 압박책 등 다양한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