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소비세 인상’ 내수 위축 우려…‘포인트 상품권’ 지급

카드 사용액의 2% 제공 추진

일본 정부가 소비세율을 8%에서 10%로 인상하는 데 따른 민간 부문의 소비 위축을 우려해 ‘포인트 상품권’ 제도 등을 추진 중이라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22일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오는 2019년 10월 이뤄질 소비세 인상에 맞춰 신용카드 사용 소비자에게 사용 금액의 2%를 포인트로 환원해 제공하는 형태의 포인트 제도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또한 신용카드 이용률이 떨어지는 노년층과 소규모 업자를 위해 구매 금액 이상을 쓸 수 있는 일종의 ‘프리미엄 상품권’을 제공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프리미엄 상품권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유통하고 정부가 보조하는 방식으로 유통될 예정이다.

정부가 나서 소비 진작을 유도하는 정책을 쏟아내는 것은 소비세 인상 직후 발생할 수 있는 소비 위축 부작용 때문이다. 앞서 2014년 4월 일본 정부는 소비세율을 기존 5%에서 8%로 올렸는데, 인상 직후 3개월 동안 개인소비 규모가 약 5%가량 줄어든 바 있다. 당시 일본 유통 업계들은 소비 진작을 위해 액면 가격 이상을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지난 15일 각의(국무회의)를 열고 소비세 인상을 공식 발표했으며, 내각 차원에서 세율 인상 이후 제도를 연착륙시키기 위한 소비 진작 정책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특히 상품권 도입 외에도 자동차 구입 및 주택 신·증축 시에 세금을 경감하거나 납부를 연장하는 방안 또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 입장에서는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연 2%)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교육·복지 분야에서 늘어나는 예산을 메우기 위해 증세 결정을 내린 것인데 소비 침체가 이어질 경우 정치적 위기로 다가올 수 있다. 일본 언론들을 중심으로 증세 직후 일정 기간 소비 침체는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 다수를 이루고 있어 제도의 실효성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상품권을 구매한 후 웃돈을 더해 되팔 수 있는 부작용도 나올 수 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