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빈집 小공원·공부방 활용”… 소유자 절반 “빈 채로 둘 것”

지원책 없어 실현 미지수
42%는 “매매·임대 원해”

인천시가 1년 이상 사람이 살지 않은 ‘빈집’을 소공원과 공부방 등으로 꾸밀 계획이다. 하지만 빈집 소유자에 대한 지원 등 혜택이 없어 사업 추진 과정에 진통이 예상된다.

23일 인천시에 따르면 내년 6월까지 빈집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여 낡은 빈집은 고치거나 철거한 뒤, 주차장이나 소공원, 공부방 등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 시민들이 직접 빈집에 대한 정보를 조회해 활용할 수 있도록 ‘빈집정보은행’도 운영한다.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빈집 및 소규모 주택정비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것이다. 이 같은 빈집 실태 조사에만 6억4800만 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하지만 빈집 소유자에 대한 아무런 지원책이 없어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앞서 시가 인천 대표적 구도심인 미추홀구(옛 남구)에 빈집 소유자를 대상으로 사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절반이 빈집 활용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응답자의 49.6%는 빈집에 대한 활용계획이 없거나 앞으로도 계속 방치해 두겠다고 답했다. 활용계획이 있다고 답한 빈집 소유자 중에도 42%는 매매나 임대를 원했다. 이곳 미추홀구에만 1년 이상 전기와 상수도를 사용하지 않은 빈집이 4800여 채로 전체 가구수의 3%를 차지한다. 시 관계자는 “빈집에 대한 실태를 조사한 뒤, 빈집 소유자와 민간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지원책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이들 빈집이 도시 미관을 해치고 주민 안전에도 위협을 준다며 내년 실태조사를 마치면, 한국감정원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인천도시공사 등과 실무협의체를 꾸려 정비사업에 나설 방침이다.

인천 = 지건태 기자 jus216@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