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혜정 “4회 만에 런던市가 자랑하는 영화제로 성장… 가슴 벅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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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개막 런던아시아영화제 이끄는 전혜정 위원장

지원금 증액·市長이 축하메시지
동남아시아 13개국 60편 상영
‘암수살인’ 등 한국 15편 선보여

“영국영화협회(BFI) 지원금이 두 배 가까이 늘었고, 런던시장이 처음으로 축하 메시지를 보내왔어요.”

25일(현지시간) 제3회 런던아시아영화제를 개막하는 전혜정(사진) 집행위원장은 들뜬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전 위원장은 23일 문화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BFI는 영화제를 마치고 깐깐하게 평가해 지원액을 줄이기도 한다”며 “올해 우리 영화제 지원액이 늘었다는 건 영국 현지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라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11월 4일까지 11일간 진행되는 이번 영화제에서는 동남아시아 13개국 60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0’회로 시작한 첫해(2015) 7편이었던 것이 1회 때는 40편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53편을 상영했다. 이런 양적 발전은 전 위원장이 발로 뛰어 이룬 성과다. 이에 대해 그는 “한 달에 두 곳씩 20여 개 국제영화제를 돌며 우리 영화제를 알렸다. 명함을 20통 넘게 썼다”며 “이제는 많은 아시아 영화인이 나를 알아보고, 영화를 보내겠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개막작 ‘암수살인’을 비롯해 ‘마녀’ ‘협상’ ‘미쓰백’ ‘1987’ ‘2월’ 등 15편의 한국 영화가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된다. 또 북한 영화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도 영국 관객과 만난다. 전 위원장은 “북한과 영국, 벨기에 합작 영화라 영국, 벨기에 제작사와 협의해 상영을 결정했다”며 “공동 연출자인 벨기에 감독 안야 다엘레만스와 영국 감독 니컬러스 보너가 영화제에 참석해 GV(관객과의 대화) 행사를 한다”고 설명했다.

사디크 칸 런던시장은 “런던아시아영화제는 런던이 얼마나 창의적인 도시인지를 알려주는 행사”라며 “런던의 주요 행사로 내세울 만한 영화제”라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또 개막을 앞둔 시점에서 6편의 영화가 전회 매진됐으며 일반 상영 영화를 모두 볼 수 있는 패스도 다 팔렸다. 전 위원장은 “런던시에서 자랑스러워하는 영화제로 성장했다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벅차다”며 “또 상영작을 공개하기 전에 패스가 30% 넘게 팔렸다. 이는 런던 관객들도 우리 영화제 프로그램을 신뢰하고 있다는 증거라 자부심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또 “우리 영화제를 통해 영국 현지에서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영국과 유럽에 한국 영화를 알리는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