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군함, 또 대만해협 통과 ‘무력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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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이어…美·中 긴장고조
美 “유도탄 탑재 순양함 등 2척
국제법따라 일상적 항행 작전”

시진핑, 성장률 둔화 위기 맞아
광둥성 시찰‘신남순강화’나서

무역전쟁 중인 미국과 중국이 군사·외교 등 곳곳에서 갈등을 빚으며 ‘신냉전’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군함이 22일 3개월 만에 중국의 앞마당인 대만해협을 또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무력시위로 해석되면서 중국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오고 있어 남중국해에 이어 대만 문제를 둘러싸고도 미·중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23일 대만연합보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22일 늦은 밤, 미국 해군 함정 2척이 대만해협을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동해 통과했다고 발표했다. 대만 국방부는 미 군함의 이번 대만해협 항해가 ‘관례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의 로버트 매닝 대변인은 “유도탄 탑재 순양함 USS 앤티탐(CG-54)과 유도미사일 구축함 USS 커티스 윌버(DDG-54)가 국제법에 따라 대만해협의 공해를 지나는 일상적인 항행 작전을 펼쳤다”고 밝혔다. 배수량 9600t인 앤티탐은 토마호크와 SM-3 미사일, 배수량 6900t인 윌버는 토마호크 미사일 등을 장착하고 있다. 매닝 대변인은 “대만해협 통과는 인도양과 태평양의 자유와 개방을 위한 미국의 기여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대만 섬 사이에 있는 대만해협은 가장 폭이 좁은 곳이 130㎞에 불과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는 중국과, 미국과의 군사적 유대를 통해 독립을 추구하는 대만 간에 상대방을 겨냥한 군사훈련으로 긴장이 커지고 있다. 베이징(北京) 소식통은 “미국은 국제법상 공해 지역에서 군함은 항행의 자유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중국 입장에서는 중국 영토 코앞에서 미국이 군사적 긴장을 유발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특히 이번 앤티탐과 윌버의 대만해협 통과는 최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싱가포르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에서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과 만나 중국의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한다고 밝힌 이후 이뤄졌다.

한편 미국과의 무역전쟁과 경기 둔화 가속화라는 안팎의 도전에 직면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신 남순강화’를 통한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22일 오후 광둥(廣東)성 주하이(珠海)시 헝친(橫琴)신구를 찾아가 광둥성과 마카오가 합작해 세운 중의약 산업원을 시찰했다. 시 주석이 중국 개혁·개방 1번지로 불리는 광둥성 시찰에 나선 것은 2012년 말 이후 6년 만이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