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우버·아마존, 항공운송시장까지 삼키나

美 포브스 “시장 잠식 가속화”
구글 항공앱 통해 데이터 확보
우버 에어택시·항공권 판매도
아마존 화물전용 항공기 운용

구글, 우버, 아마존 등 대표적인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기술회사들이 항공 운송 시장에도 손을 뻗쳐 시장을 잠식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3일 미국의 시사잡지 포브스 최신호에 따르면 항공사들이 고객에 대한 정보 흐름을 지배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기술회사들은 고객 기호를 파악, 미리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를 무력화한 뒤 별도 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미국 회사이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피해를 입는 항공사들은 유나이티드, 델타 그리고 아메리칸 에어라인 등 미국 주요 항공사들이지만, 이러한 추세는 빠르게 세계로 퍼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최근 여행 쇼핑 애플리케이션(앱)인 ‘구글 플라이츠’를 선보였다. 이 앱은 각 항공편의 요금, 수하물 규정을 포함한 각종 제한 등을 알기 쉽게 보여준다. 구글은 고객들의 검색과 클릭을 바탕으로 수요에 대한 데이터를 많이 확보할 수 있고, 더 정교한 온라인 광고를 제공할 수 있다. 만일 항공사가 이런 데이터를 확보한 뒤 정밀히 분석했다면 더 고품질의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포브스는 지적했다. 구글은 조만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분석을 통해 항공 운항 지연 여부도 알려줄 예정이다.

승차 공유 서비스 스타트업 우버는 지난해 미국 로스앤젤레스(LA)나 브라질 상파울루 등 혼잡한 도시에서 이용자를 전기 헬기로 실어나르는 에어택시 계획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우버는 ‘집에서 공항까지’ 서비스를 선보일 가능성이 높고 이는 전통적인 항공 티켓 판매까지 포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우버는 지난해 유럽의 항공사인 트란사비아와 제휴해 ‘우버 이스케이프’라는 서비스명으로 이와 유사한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아마존은 40여 대의 화물 운송 전용 항공기를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에 미국 신시내티 공항에 항공화물 허브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 회사 특성상 아마존에어라는 항공 화물 운송 회사를 설립할 가능성이 있다. 포브스는 “현재 대형항공사(FSC)들이 저비용항공사(LCC)를 의식해 비용 절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위기는 다른 곳에서 찾아올 수 있다”며 “코닥과 후지필름이 필름 시장에서 경쟁하다가 디지털카메라의 등장으로 한순간에 몰락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