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골 된 경제 체력… 1주일 전 낮춘 ‘年 2.7% 성장’도 버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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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분기 경제성장률 0.6%

4분기에 0.82% 달성해야
年 2.7% 성장률 가능한데
얼어붙은 투자가 발목 잡아
연말까지 경기둔화 이어질듯

“산업구조 재편 등 혁신해야”

지난 2분기에 이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또다시 0.6%를 기록한 것은 일주일 전 한국은행이 내려 잡은 연간 경제성장률 2.7% 달성도 불확실할 정도로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점차 약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정부는 “펀더멘털은 양호하다”는 말을 되뇌어왔지만,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에 더해 경제 위기 상황에 준할 정도의 국내 투자 부진에다, 내수 역시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건설 투자 등 투자 위주로 내수가 계속해서 침체 분위기를 이어가면서 경제성장률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한은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도 달성이 불확실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불과 일주일 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2.9%에서 0.2%포인트나 낮춘 2.7%로 제시했다. 이를 달성하려면 올 3·4분기에 0.66∼0.78% 정도의 경제성장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추정됐다. 즉, 이번 분기에 적어도 0.7% 이상의 성장세가 달성돼야 그나마 안정적으로 전망치 수준의 연간 성장률을 기대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3분기 경제성장률이 기저효과를 고려해도 다소 낮게 나온 것으로 볼 수 있지만, 4분기에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등 효과가 나타나고 새로 출범한 지방자치단체장들의 투자도 본격적으로 개시될 것을 고려하면 조사국의 경제성장률 전망 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은의 전망대로 흘러갈 것으로 낙관하기에는 대내외 여건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4분기 경제성장률이 0.82% 이상 나오는 등 3분기에 비해 개선돼야 하지만 투자 지표가 계속해서 발목을 잡고 있는 탓이다. 3분기 총고정자본형성(총투자)의 성장기여도는 -1.4%포인트로 전 분기 -0.9%포인트에서 다시 크게 떨어졌다. 기저효과와 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건설투자의 성장기여도가 -1.0%포인트로 전 분기 -0.3%포인트에서 크게 떨어졌고, 설비투자의 성장기여도 역시 -0.4%포인트를 나타냈다. 건설투자 감소의 여파로 건설업의 성장기여도 역시 -0.3%포인트를 기록했다.

수출은 전기 대비 3.9% 성장하는 등 양호한 흐름을 보였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3.1% 성장해 2분기 4.8% 성장에 비해 낮아졌다. 여전히 반도체 등 분야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데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지속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산업구조의 재편과 구조조정 등 혁신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황혜진·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