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만의 ‘관리’vs 장정석의 ‘자율’… 누가 通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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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플레이오프 1차전

SK 힐만, 정확한 데이터 전술
상대 타자 따라 수비형태 변화
팀 투수력·주루플레이 안정적

넥센 장 감독, 형님 리더십
선수들 컨디션·투지 등 중시
폭발적인 타선 최대 장점

27일부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에서 격돌하는 트레이 힐만 SK, 장정석 넥센 감독은 2016년 10월 27일 사령탑에 올랐다. 스타일은 확 다르다. 힐만 감독은 관리, 장 감독은 자율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힐만 감독은 미국(2008∼2010년 캔자스시티 로열스)과 일본(2003∼2007년 니혼햄 파이터스)에 이어 한국프로야구에서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메이저리그의 파워, 그리고 한국과 일본의 세밀함을 두루 갖췄다. 힐만 감독이 취임한 뒤 SK는 달라졌다. SK는 2016년 팀 홈런이 182개였으나 힐만 체제가 들어선 2017년엔 234개로 KBO리그 역대 한 시즌 팀 최다 홈런 기록을 작성했고 올해는 233개(1위)를 날렸다.

힐만 감독은 화끈한 타력에 안정적인 투수력까지 확보했다. SK의 올해 팀 평균자책점은 4.67로 1위다. 힐만 감독은 SK가 투타의 밸런스에 섬세한 주루플레이까지 겸비하도록 조련했다. 밑바탕은 데이터. 힐만 감독은 데이터 신봉자로 표현할 수 있다. 상대 타자의 스타일에 따라 수비 시프트를 적극 활용하고, 상대 투수에 따라 타선에 변화를 준다. 또 투구 이닝과 투구 수를 철저하게 제한, 부상을 예방하고 좋은 컨디션을 꾸준하게 유지하도록 유도한다. 관리야구에 비유되는 이유.

장 감독은 자율을 선호한다. 선수들에게 형처럼 다가서며, 감독으로서의 존재감을 최소화한다. 감독으로서 팀을 장악하는 게 아니라 선수 개개인의 동기를 유도하면서 전력을 극대화한다. 2004년 은퇴한 뒤 줄곧 프런트로 일했고 코치 경험이 없지만 장 감독이 넥센을 플레이오프까지 이끌 수 있었던 건 이처럼 ‘차분한’ 리더십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장 감독은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 69승 2무 73패로 7위에 그쳤지만, 2년 차인 올해 가을엔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모두 5경기를 치러 4승 1패.

장 감독은 컨디션, 투지 등 데이터 외적인 부분에 후한 점수를 주면서 선수를 기용한다. 준플레이오프에서 1999년생 안우진이 2, 4차전 불펜으로 나서 모두 9이닝을 소화하며 2승을 올린 건 사전에 계획되지 않은 ‘감각적’ 용병술이었다. 장 감독은 특히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팀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넥센을 맞이하는 힐만 감독은 이번 포스트시즌을 끝으로 물러난다. 가족과 관련된 사정 탓에 떠나기로 했다. 포스트시즌은 유종의 미를 거둘 무대. 힐만 감독은 “단기전에서는 사소한 실수, 판단 착오가 흐름을 뒤바꿀 수 있기에 정규리그 종료일부터 철저하게 준비했다”면서 “좋은 추억과 함께 떠나고 싶다”고 밝혔다. 장 감독은 힐만 감독보다 5게임을 더 치렀다. 장 감독은 “4차전 이내로 준플레이오프를 끝내면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선수들이 4차전에서 끝냈다”면서 “플레이오프는 물론 또 다른 관문(한국시리즈)까지 가겠다”고 강조했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