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추락… 中 400대 부호 재산 147조원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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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지수 2500선으로‘뚝’
4년만에 최저 수준에 머물러

1인 평균 3400억원 사라져
마윈 4조5500억원 줄어들어

올해 중국 증시가 미·중 무역전쟁 여파와 경기 둔화로 날개 없는 추락을 하면서 중국 부호들의 재산 가치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현재 중국 400대 부호의 재산 총합은 지난해에 비해 1300억 달러(약 147조 원) 줄어들어 1인당 평균 3억 달러(3400억 원)의 재산이 사라졌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집계한 중국 400대 부호의 재산 합계는 모두 1조600억 달러로 지난해 1조1900억 달러에서 1300억 달러가량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부호의 1인당 평균 재산도 지난해 17억 달러에서 올해 14억 달러로 3억 달러 줄었다. 재산이 급감한 것은 주로 중국 증시 급락에 따른 주식가치 하락 때문인 것으로 관측됐다. 중국 대표 증시인 상하이종합지수는 올 1월 29일 3587.03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뒤 끝없이 하락해 최근에는 4년래 최저수준인 2500선에 머무르고 있다. 러셀 플라너리 포브스차이나 편집장은 “그동안 세계는 중국 하면 막대한 부의 창출을 연상했는데 올해 사라진 부의 규모를 보면 놀라울 뿐”이라고 말했다.

SCMP는 최근 발표된 포브스의 ‘2018 중국 부호 리스트’와 지난해 리스트를 비교해 부호 순위를 다시 작성했다. 이에 따르면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의 재산은 지난해 386억 달러에서 올해 346억 달러로 40억 달러(4조 5500억 원) 줄었지만 재산이 더 많이 줄어든 기업가들로 인해 재산 순위는 지난해 3위에서 1위로 올랐다.

마화텅(馬化騰) 텐센트(騰迅·텅쉰) 회장 재산도 1년 동안 62억 달러 급감했다. 쉬자인(許家印)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 회장은 올해 회사 주가가 29% 급락하면서 지난해보다 재산이 114억 달러 줄고 순위도 1위에서 두 계단 하락했다. 왕젠린(王健林) 다롄완다(大連萬達)그룹 회장과 양후이옌(楊惠姸) 비구이위안(碧桂園)그룹 부회장의 재산도 각각 25억 달러, 36억 달러 감소했다.

올해 재산이 늘어 순위가 뛴 부호도 있다. 허샹젠(何享健) 메이디(美的)그룹 회장은 지난해 187억 달러에서 올해 195억 달러로 재산이 늘어 순위가 7위에서 5위로 상승했다. 레이쥔(雷軍) 샤오미(小米) 회장도 올해 기업공개(IPO)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51억 달러 증가한 119억 달러의 재산을 신고했다.

한편 11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실무접촉이 시작됐지만 양측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양측 소식통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중국이 구체적 협상안을 내놓을 때까지 무역협상 재개를 거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WSJ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11월 말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예상되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이 훼손 위기에 처해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