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무역전쟁·기업실적 하향…내우외환에 파랗게 질린 증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30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외환거래실에서 직원이 주가와 환율 변동 상황을 살펴보면서 통화를 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한국경제 수출의존도 매우높아
무역전쟁여파에 투자자들 민감

PBR 0.878배…주가 저평가
추가폭락 가능성 크지않을듯

코스피 지수가 2000 미만으로 떨어진 뒤에도 불안정한 등락을 반복하는 등 국내 증시에서 공포감이 확산하는 것은 대내·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중국의 무역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고, 국내 기업들의 내년 실적 전망치는 최근 들어 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수출의존도가 워낙 높아 무역분쟁 여파에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고, 여기에 내수도 취약해 조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30일 오전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최근 증시의 추락에 대해 “미·중 무역 전쟁이 수개월째 실마리를 못 찾는 가운데 미국이 금리를 높이면서 신흥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자금 공급 상황이 악화됐다”며 “여기에 우리나라 기업 실적 전망이 미국·중국과 함께 하향 조정을 받으면서 다중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수출주도의 구조를 갖춘 우리나라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상황이 장기화하는 것은 더욱 치명적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조정폭이 컸던 독일과 한국, 중국 등의 공통점은 바로 수출의존도가 높은 제조업 국가라는 점”이라며 “특히 내수가 취약한 한국은 대미·대중 수출을 통해 성장했는데 지금은 그런 성장 동력이 약해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과도한 공포심리는 이 같은 상황에 더욱 기름을 붓고 있다. 지난 29일 국내 증시의 공포심리를 나타내는 척도인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는 전일 대비 0.61(2.72%) 높아진 23.03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월 9일 23.73 이후 최대치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가치 평가 기준을 볼 때 증시의 추가적인 폭락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피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로 나눈 값인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최근 12개월 거래 기준으로 0.878배다. PBR가 1 미만이면 주가가 저평가돼 있음을 뜻한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저점 수준의 PBR가 0.890이었음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예단하기 힘들다. 당장 오는 11월 말 미국과 중국 정상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가질 회담의 결과가 답보 상태로 도출될 경우 증시는 다시 크게 휘청일 수 있다.

최재규·황혜진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