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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사회] 창간 27주년 특집 게재 일자 : 2018년 11월 01일(木)
평행선 달리는 女嫌-男嫌…“다른 의견도 들어야 건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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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 27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대학로에서 ‘곰탕집 성추행 사건’ 유죄판결을 비판하는 집회(위 사진)와 이 집회가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고 반박하는 집회(아래)가 동시에 열렸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연합뉴스
■ 이해가 필요한 男女

‘곰탕집 추행’재판에 男 분노
“남성은 유죄추정?” 규탄시위
여성단체는 인근서 맞불집회

사법 불만이 男女대결로 변질
“본인들 논리에 매몰되면 고립
공감의 폭 넓히는 대화가 절실”


“당신의 눈물이 증거입니다! 아님 말고.”

“옷깃만 스쳐도 알 수 있잖아. 징역이라는 거.”

여성단체 ‘불편한 용기’가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를 열었던 서울 종로구 혜화역 1번 출구. 지난 10월 27일에는 네이버 카페 ‘당신의 가족과 당신의 삶을 지키기 위하여(당당위)’가 ‘1차 유죄추정 규탄시위’를 개최했다. 김재준(27) 당당위 대표는 “우리는 여혐(여성혐오)이 아니라 성평등을 지향하는 단체”라며 “잘못된 판결로 가정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나왔다”고 주장했다. 한 남성이 모르는 여성의 엉덩이를 만진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6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일명 ‘곰탕집 성추행’ 사건을 계기로 이 모임이 만들어졌다. 여성단체 측이 ‘수사기관의 수사와 법원의 판결이 남성을 우대하고 여성을 차별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반대로 이들은 ‘사법부가 성범죄에 유죄 추정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같은 시각 80m 떨어진 지점에선 맞불 시위가 열렸다. 페이스북 페이지 ‘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이 연 이 시위의 이름은 ‘2차 가해 규탄 시위’.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 등이 연대 서명에 동참했다. 이들은 ‘증거가 확실함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를 꽃뱀으로 몰아간다’며 당당위의 시위가 2차 가해라고 비판했다. 평행선을 달리는 엇갈린 시각 속에 한국 사회 속 남녀 갈등의 골은 깊어 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결국 공존의식을 토대로 한 대화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조언했다. 고강섭 한국청년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1일 “사법권력의 신뢰 하락과 판결에 대한 불만에서 시작된 시위인데, 이슈화를 위해 양 집회 측이 남녀 대결 구도를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 연구원은 “여성단체들도 본인들 논리에만 매몰해 다른 의견에 귀 기울이지 않으면 사회적으로 고립될 수 있다”며 “소통 창구를 만들고, 논리의 재생산을 통해 건전한 토론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젠더 문제는 가족에서부터 고용 관계, 정치와 사법 영역에 이르기까지 전 영역에 해당하는 사회 문제이고, 지속적인 성평등 인식과 제도 변화가 필요하다”며 “갈등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현상만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올해 초부터 미투(Me Too) 운동이 진행되며 여성들이 정당한 권리 주장을 해 왔지만, 펜스룰 확산·총여학생회 폐지 등에서 확인되듯이 남녀 간 성대결로 변화한 것도 숨길 수 없는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구 교수는 당당위 시위에 대해 “남성들의 단순한 백래시(backlash·반발)나 기득권 유지 시도로 볼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탄핵 정국에서 촛불시위와 태극기집회가 대립하며 세대 간 대화 필요성이 제기됐던 것처럼, 남녀 간에도 소통이 필요하다는 것이 구 교수의 지적이다. 구 교수는 “젊은 남녀가 서로를 인정하고 대화를 나누며 공감의 폭을 넓혀가야 한다”며 “언론 역시 갈등을 조장하기보다는 중재 역할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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