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무역전쟁으로 경기하강 우려” 첫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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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정치국 전원 참여 긴급회의
증시부양·재정확대 대응 논의
“누적된 리스크로 대책 필요”

10월PMI 2년만에 최저 수준
증시·위안화가치 하락도 계속

시진핑(習近平·얼굴) 중국 국가주석이 정치국 긴급회의를 소집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 하강 국면에 대한 공개적인 우려를 처음으로 표명했다. 실물경제와 금융 모두에서 무역전쟁 격화에 따른 부정적 여파가 본격화하면서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정부는 적극적인 재정·통화 정책과 증시 부양 등을 통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1일 관영 신화통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31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공산당 최고지도부인 정치국원 25명 전원이 참여하는 정치국 회의를 주재해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경제 상황 점검과 대응에 나섰다. 공산당 정치국은 회의에서 현 경제 상황에 대해 “외부 환경의 심각한 변화로 인해 경기 하방 위험이 다소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SCMP는 “3개월 전 회의에서 ‘주목할 만한’ 외부 환경 변화를 언급한 것과 비교하면 이번 회의에서 처음으로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 주석의 긴급회의 소집은 무엇보다 최근 실물경제 둔화가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10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달보다 0.6포인트 하락한 50.2로 2016년 7월 이후 2년여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정치국도 “일부 기업의 경영상 어려움이 비교적 크다”며 “정부는 민영기업과 중소기업이 부딪힌 곤란을 연구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시 급락과 위안화 가치의 지속적 하락에 따른 금융 불안도 위기감을 키우는 핵심 요인이다. 정치국은 “오랫동안 누적된 리스크가 일부 드러나고 있어 정책적 대응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동안 중국 안팎에서는 금융위기 발발 가능성이 흘러나왔다.

일단 정치국은 해결책으로 △증시 활력 제고(증시 부양)에 따른 자본시장의 건강한 장기 발전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안정적인 통화정책을 통한 질적 경제성장 달성 △대외 개방 확대 및 외국인 투자 적극 유치 △외국 기업의 합법적 권익 보호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날 시 주석은 정치국원들과 별도로 인공지능(AI)에 대한 ‘그룹 스터디’를 갖고 “중국은 AI 핵심 기술의 기초를 확보해 제4차 산업혁명에서 중국의 미래 발전을 굳건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해 첨단 기술 ‘도둑질’과 기술 이전 강요를 통해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려 한다고 비판하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AI 굴기(굴起)’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중국 동북부 랴오닝(遼寧)성에서 지난 8월 초 처음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전국 13개 성·시·자치구로 퍼지면서 경제 사회적 불안요소를 가중시켰다. 중앙통신은 31일 “최근 산시(山西)성과 후난(湖南)성, 윈난(雲南)성에서 ASF가 발병했다”고 전했다. 농촌농업부는 해당 지역에 지도감독조를 파견하고 현지에 긴급대응 체제 발동을 지시했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