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內 외부인 출입안돼” vs “인근 주민 통행권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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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권·보행권 놓고 갈등 잦아

외부인들이 아파트 단지를 지나가면서 소란을 피우거나 쓰레기를 버리는 것을 막기 위해 외부인 출입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곳곳에서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아파트가 사유재산인 만큼 입주민들의 편의를 우선 생각해야 한다는 주장과 아파트 출입 통제로 인해 인근 주민들의 통행권이 제약될 수 있다는 반박이 맞서고 있다.

주부들이 주 회원인 인터넷카페에는 ‘집 앞에 쪽문을 만든다고 하는데 소음 때문에 걱정된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가 사는 아파트는 최근 단지 바로 앞에 있는 초등학교 쪽에 출입문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지금은 아파트 단지를 둘러 학교에 가야 하지만 쪽문이 생기면 더 빠르게 학교로 갈 수 있다. 글쓴이는 “쪽문이 생기면 등·하교 시간에 아파트 단지 내 초등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다른 아파트 주민들까지 지나다닐 텐데 너무 시끄러워질 것 같다”며 “다른 아파트는 외부인을 제한하는 상황에서 굳이 주민들한테 피해를 주면서까지 문을 만들 필요가 있나”라고 밝혔다.

신축 아파트들은 단지에 외부인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카드키를 설치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는 입주할 때부터 정문을 제외한 아파트의 문을 통제했다. 문에는 ‘외부인 출입이 잦아 각종 쓰레기, 음료수 캔, 담배꽁초 등 주변 환경이 오염되고 있으니 출입 시 반드시 문을 닫아 주세요’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반면 외부인의 출입을 막는 아파트가 인근 주민들의 통행권을 침해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마포구의 다른 아파트의 경우 출입문 폐쇄를 두고 갈등을 겪고 있다. 소음과 쓰레기 투기 등으로 인한 입주민들의 피해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아파트 출입구를 막을 경우 인근 주민들이 상가나 큰길로 나갈 때 2배 이상을 돌아가야 해 무리라는 입장도 나온다. 아파트 인근 주민인 이모(54) 씨는 2일 “안 그래도 경사진 곳인데 아파트로 통행하지 못하게 되면 한참을 돌아가야 한다”고 걱정했다.

변창흠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원래 다니던 통행로에 생길 경우 주민들의 보행권을 보호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설계를 유도해야 한다”며 “주변에 사는 사람들의 통행을 방해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