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논단>한·미 워킹그룹과 동맹 강화 절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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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광언 前 연합사 작전차장

미국 국무부의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한국을 방문해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한 한국의 대북정책 수행의 중요 핵심 인물들과 만나고 간 후, 미 국무부 로버트 팔라디노 부대변인은 “한·미 간 외교와 비핵화 노력, 대북 제재 이행, 그리고 유엔 대북 제재를 준수하는 남북 협력에 대한 긴밀한 한·미 간 조율 강화를 위해 실무 ‘워킹그룹’을 설치하기로 했다”며, 비건 특별대표와 그 팀이 실무단을 이끌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워킹그룹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 전반에 대해 한·미가 긴밀히 논의하기 위한 기구”라 하고, 외교부에서는 “워킹그룹의 화두는 ‘소통’”이라며, 이는 한국이 “먼저 제안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나치게 서둘러 온 남북 화해 무드와, 펼쳐놓고 벌이는 ‘조건부 제재 완화론’으로 인해 미국에서는 상당한 불만을 품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미국 주도(?)의 한·미 워킹그룹을 설치해 속도 제어용 안전장치를 요구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 사실상 미측의 남북 협력 승인 기구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간 부족했던 한·미 공조 체제를 보완하고, 한·미 간에 더욱 긴밀한 소통을 통한 이견 조율, 2차 미·북 정상회담의 모멘텀을 만들자는 1차 목표 달성을 위해 새로운 협의체를 만들기로 했다는 것은 일단 고무적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남북관계 개선으로 미·북 비핵화 협상을 견인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두 바퀴 평화론’ 역시 미국의 동의 없이는 이루기 어렵다는 교훈도 얻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어떠한 경우든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3가지 핵심 문제가 있다.

첫째, 북한의 핵 위협은 대단히 심각한 문제임을 명심해야 한다. 북핵은 미국에 대한 위협이 아니고 전 세계적으로도 심각한 위협이다. 하물며 우리에게는 나라의 존망이 달린 매우 심각한 위협이다. 최근 문 대통령의 조급하고 지나친 평화 무드 지향 행동이 잠시나마 국민이 북핵 위협을 잊게 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하는 경고다.

둘째, 미국은 대한민국의 동맹국이라는 사실이다. 동맹국도 그냥 필요 때문에 적당히 맺어진 동맹국이 아니라, 6·25전쟁 당시 피로써 맺어진 혈맹(血盟)이다. 미국은 대한민국을 자유 민주국가로 탄생시키는 데 가장 크게 이바지했고, 공산 침략으로부터 대한민국을 구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리고 지금도 세계 평화를 위해 가장 많은 공헌을 하는,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경제적인 상충 관계와 지리적으로 인접한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자칫 미국의 중요성을 가볍게 볼 수도 있음을 경고하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과 공조해 우리의 난국을 헤쳐 나간다는 것은 다른 어떤 방책보다도 현명하고 필요한 대책임을 알아야 한다.

셋째, 북한은 스스로 북핵을 폐기할 수가 없는 체제임을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 핵무기에 대한 북한의 집념은 김일성의 유지에서 시작해 김정일을 거쳐 김정은에 이르기까지 수십 년에 걸쳐 완성된 것이다. 이것을 김정은이 스스로 폐기한다는 것은 조상에 대한 불효와 자기 체제에 대한 부정이 되고, 대내적으로도 설득력이 있을 수 없는 허망한 기대임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북핵을 폐기시키려면 외부로부터의 가장 강력한 스마트파워가 아니면 안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강력한 제재와 무력으로서의 하드 파워 발휘에 힘을 모아 최대한 압력을 행사하면서, 현명하고 지혜로운 외교와 적절한 보상으로 소프트 파워인 우호적 설득을 적절히 배합해 지속적으로 지치지 않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