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현 한국기원 총재 사퇴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2일 한국기원 총재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송필호·송광수 부총재와 유창혁 사무총장도 동반 사퇴했다.

홍 총재는 이날 사임의 글에서 “바라던 성과를 적잖이 이룬 이 시점이 자리를 비울 때라 판단했다”며 “새로운 지도부 구성 문제 등은 5일 예정된 임시이사회에서 논의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홍 총재는 지난 2014년 1월 제18대 한국기원 총재로 취임했다.

한국기원 집행부 초유의 공백이 발생한 이번 사태는 지난 4월 헝가리 출신 여자 바둑 기사가 김성룡 9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미투 운동(Me Too)이 발단이었다. 한국기원은 윤리위원회 조사를 거쳐 김 전 9단을 제명했으나, 최종 보고서에 김 전 9단을 두둔하는 듯한 표현을 넣어 프로기사들의 반발을 샀다.

프로바둑 기사회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드러난 한국기원의 잘못된 행정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단, 송 부총재 및 유창혁 사무총장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논의했다. 지난달 29일 임시 기사총회에서 두 사람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통과시켰다. 유 사무총장은 지난달 30일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사퇴 뜻을 밝혔다.

프로기사들은 한국기원이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추진하는 정보기술(IT) 사업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등 한국기원의 행정 전반에 불신을 보냈다. 바둑팬들도 한국기원 앞에서 홍 총재 등 집행부에 책임을 묻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김동하 기자 kdha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