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을 나라에 판다고요? LH가 이자 붙여 매달 연금 준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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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 위한 ‘연금형 희망나눔주택’ 1문1답

아파트 안되고 단독·다가구만
月지급액은 주택연금의 1.8배
매각뒤 임대주택 월세 입주도
향후 집값 올라도 보전 못받아

당장 현금화하기 어려운 집 말고는 가진 돈이 없는 고령층을 위한 ‘연금형 희망나눔주택’이 처음 출시돼 지난 1일부터 올 12월 31일까지 신청자를 받고 있다. 자녀들을 다 키우고 집 규모도 줄이고 생활비 부담을 덜고 싶은 노인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연금형 희망나눔주택의 특징, 장단점과 함께 2007년 도입된 유사 상품인 ‘주택연금’과의 차이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알아본다.

―연금형 희망나눔주택이란?

“집은 있지만 고정 소득이 없는 노인의 집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들인 뒤 매각대금을 연금처럼 매달 일정액씩 일정 기간 분할 지급하는 상품이다. 팔린 주택은 LH 등이 리모델링 등을 통해 청년·신혼부부·또 다른 고령층 등 취약계층 주거복지를 위한 임대주택으로 활용한다.”

―대상은.

“감정가격 9억 원 이하의 단독 또는 다가구 주택을 보유한 1주택자로 부부 중 1명 이상 만 65세를 넘어야 한다. 아파트는 대상이 아니다. 집 가격은 공인감정평가 기관 2곳에서 감정평가한 평가액의 산술 평가액으로 정하는데 가장 최근 거래된 인근 주택이 비교 대상이다. LH가 신청된 주택 중 현장 실태조사를 거쳐 입지, 주택 상태, 권리관계 등을 종합 검토해 매입 대상 주택을 선정한다.”

―집을 판 뒤 어디서 살아야 하나.

“공공임대주택 우선공급 대상이 돼 임대주택에 거주할 수 있다. 단, 소득 등 자격을 갖춰야 한다. 무주택 가구 구성원이어야 하고 주택을 판 지 2년 이내여야 한다. 해당 가구의 월평균 소득 및 매월 연금형 지급액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00% 이하여야 한다. 올 10월 기준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3인 이하 가구 500만2590원이다.”

―임대주택에 들어가면 임대료도 별도로 내야 하나.

“그렇다. 주변 시세의 30% 수준에서 책정된다. 전세임대주택 입주 시 전세지원금의 5%를 보증금으로 내고 전세지원금에서 임대보증금을 뺀 금액의 연 1∼2%씩을 월 임대료로 내야 한다. 예를 들어, 8500만 원짜리 전세임대주택에 들어갈 경우 연금형 희망나눔주택 신청자가 낼 보증금은 425만 원, 월 임대료는 13만4580원이다.”

―집을 판 돈으로 매달 받을 수 있는 금액은.

“매각대금에서 대출금 등을 제외한 잔금을 기준으로 일정 금리를 적용해 10∼30년 가운데 연 단위로 선택해 나눠 받을 수 있다. 금리는 1년마다 변경된다. 10월 기준금리는 연 2.13%가 적용되고 있다. 예컨대, 대출금 등을 뺀 순수 주택가격(잔금)이 3억 원일 경우 10년간 277만5000원을 매월 받는다. 반면, 잔금이 1억 원이고 30년에 걸쳐 받을 경우 매달 37만5000원을 지급받는다.”

―주택연금과의 차이는.

“연금형 희망나눔주택은 고령층이 자기 집을 LH에 팔고, 판 돈 즉 매각대금에 이자를 붙여 일정액씩 나눠 받는 구조다. 반면, 주택연금은 집을 파는 게 아니라 집을 담보로 한국주택금융공사(HF)에서 대출을 받는 개념이다. 연금형 희망나눔주택은 집값의 100%에 해당하는 원금에 만기에 따라 이자를 더해 지급하고 금리 인상기라면 월 지급액도 따라 늘어난다. 하지만 주택연금은 집값의 60∼70%만 연금으로 지급받는 구조다. 왜냐하면 가입자 사망 등 청산 시점 때 집값에서 그간 지급한 연금액, 대출 이자, 보증료 등을 제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금리 상승기에는 대출 이자도 높아져 불리하다. 이 때문에 집값이 같더라도 연금형 희망나눔주택의 지급 금액이 2배쯤 더 많다. 예를 들어, 3억 원짜리 주택으로 주택연금에 가입한 70세 노인은 10년간 매달 153만6000원을 받는다. 연금형 희망나눔주택(277만5000원)이 1.8배 많은 셈이다. 단, 연금형 희망나눔주택은 집을 팔기 때문에 무주택자 신분이 된다는 점에서 불안할 수 있다. 새로 지은 임대주택을 공급받긴 하지만 이사 간 뒤 임대료도 내야 한다. 향후 집값이 오를 경우 이미 집을 LH에 팔았기 때문에 보전받을 수 없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