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의 증인’ 가입 문의 쇄도… ‘대체복무제’ 논란 가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징벌적 대체복무제 반대”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와 참여연대 회원 등이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종교·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제안은 ‘또 다른 처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교정시설 3년 합숙은 징벌”
“국방의 의무에 특혜는 안돼”

진보단체 “장애인 돌봄 등 확대”
시민들은 “현역장병에 박탈감”

양심적 병역거부가 인정되며 도입될 예정인 대체복무제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진보성향 시민단체들은 정부가 준비 중인 ‘3년 동안 교정시설 합숙 복무’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또 다른 처벌”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반박하면서 “대체복무 기간이 줄거나 복무 영역이 확대돼 특혜처럼 운영돼서는 안 된다”는 비판적 여론도 강하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와 참여연대, 전쟁 없는 세상 등의 시민단체들은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실무추진단이 만드는 대체복무 안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복무 기간을 육군(2012년까지 18개월로 축소)의 2배인 3년, 복무 영역은 교정시설 합숙 복무로 단일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이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또 다른 처벌을 계속하겠다는 의미로 징벌적이고 반인권적인 대체복무제”라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안보 개념을 넓혀 대체복무 영역을 치매 노인 돌봄과 장애인 활동지원 등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부분까지 확대하고, 복무 기간 역시 최대 육군의 1.5배를 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시민들은 현역 장병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대체복무제 복무 기간 등을 설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국방 의무의 중요성을 생각할 때 대체복무제는 합숙 형태로 36개월 이상으로 하고 관리는 국방부에서 해야 한다” “경쟁률이 높은 의무소방직을 대체복무제안에 포함하는 건 특혜다” “대체복무는 군 복무의 형평성을 유지해 국방의 의무에서 제외된다는 인식을 줘서는 안 된다” 등의 글이 줄을 잇고 있다. 김영길 바른 군 인권연구소 대표는 “교정직 근무의 경쟁률이 10대1에 달해 이마저도 특혜라고 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징벌적이라고 보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국방부 소속으로 관리하고 육군 교도소 등에서 근무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려할 만한 상황도 현실화하고 있다. 종교·양심적 병역거부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온 뒤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종교단체 ‘여호와의 증인’ 가입 방법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 대체복무를 위해 이 종교단체에 가입하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문의하는 내용이다. 한 네티즌은 “여호와의 증인에 가입하고 몇 번 다니면서, 입대하라고 나올 때쯤 ‘여호와의 증인이다’라면서 병역거부하면 합법 맞죠?”라는 질문을 올렸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엄주엽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