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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건강 게재 일자 : 2018년 11월 06일(火)
300병상 이상 병원 많은 지역, 재입원·사망 더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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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公, 내년 1월 의료이용지도 시각화 자료 공개

300병상 이상 2개 넘는 지역
사망比 25%·재입원比 24%↓

응급질환 진료‘급성기 병원’
전주9.9 - 성남3.6개‘2.8배差’
1000명당 입원은 목포 최다

“병상 절대적 총량 늘리기보다
중소병원의 진료기능 바꿔야”


#1=19세기 중반 영국의 젊은 의사 존 스노(John Snow)는 런던 소호지역에서 창궐한 콜레라의 발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날짜별 발병자 수와 사망자 수, 사망자 발생 장소와 지하수용 펌프의 위치 등을 지도 위에 표시했다. 이를 통해 공동 식수 펌프를 중심으로 감염 사망자가 분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감염을 차단하는 데 이바지했다. 영국은 현재 지도와 연계한 ‘NHS 아틀라스(Atlas)’로 이러한 기술을 확대해 활용하고 있다.

#2=미국 다트머스 의대의 존 웬버그(John E Wennberg)는 1973년 버몬트주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흔히 시행되는 수술도 소규모 지역별로 다른 특성을 보인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후 ‘다트머스 의료정책 및 임상진료 연구소’로 확대, 적용됐다. 1996년부터 20년 이상 노인의료보험(메디케어) 자료와 지리정보시스템(GIS)을 연계해 지역별 의료이용 정보를 분석하는 ‘다트머스 아틀라스(Dartmouth Atlas)’로 발전됐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의료이용 지도연구(KNHI Atlas)가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보유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추진되고 있다. 이미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났다. 최근 건강보험공단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한 ‘한국판 아틀라스’ 중간 결과를 발표했는데 이를 통해 유의미한 사실을 확인했다. 지역별로 불균형을 보이는 사망과 입원·재입원 등을 줄이려면 중소병원보다는 대형 종합병원을 늘려야 한다는 분석 결과다. 건강보험공단은 2019년 1월 의료이용지도 시각화 시스템을 건강보험자료 공유서비스 홈페이지(http://nhiss.nhis.or.kr)에 공개할 예정이다.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은 6일 “의료이용지도 연구는 지역에 따라 입원환자 사망률이 왜 2배 이상이나 차이가 나는지, 선진국이 오래전부터 병원과 병상을 줄여온 것과는 반대로 우리나라는 왜 계속 늘어나는지에 관한 결과와 물음에 답하기 위해 시작됐다”며 “국민에게 올바른 의료정보를 제공하고, 궁극적으로는 의료자원 공급의 적정화와 한국형 의료전달체계 구축의 근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지역별 입원 2.4배, 사망 1.8배 차 = 건강보험공단은 인구수와 이동 거리를 기반으로 전국을 56개 중진료권으로 구분해 분류했다. 인구 1000명당 일반병원(급성기병원) 병상이 가장 많은 중진료권은 전주(9.9개), 가장 적은 중진료권은 성남(3.6개)으로 급성기 병상 규모는 진료권 간 최대 2.8배 차이가 났다. 급성기 병원은 급성 질환이나 응급질환을 볼 수 있는, 입원일수 30일 이하의 의료서비스 제고 목적의 병원을 말한다. 1000명당 입원 건수는 목포(377건)가 최다, 서울(155건)이 최소로 2.4배 격차를 보였다. 환자의 중증도를 바로잡은 사망비(퇴원 후 30일 이내 사망)는 이천·여주(1.7)가 최고, 강릉·평창(0.8)이 최저로 2배 이상 차이였다. 의료기관 규모를 보면 이천·여주는 급성기 병상 100%가 300병상 미만 의료기관이었으며, 강릉·평창은 급성기 병상의 63%를 300병상 종합병원이 공급했고, 700병상급의 지역거점 의료기관도 있었다.

전국 17개 시·도의 사망비는 경북(1.19)이 가장 높고, 대전(0.96)이 가장 낮았다. 재입원비(퇴원 후 30일 이내 예정되지 않은 재입원)는 최고가 여수(1.4), 최저가 천안·아산(0.8)으로 1.8배 차이였다. 전국 252개 시·군·구 중 입원율이 가장 높은 곳은 해남(545건), 가장 낮은 곳은 용인시 수지구(76건)로 7배 이상의 격차가 발생했다. 수지구는 인구 1만 명당 일차 의료 의사가 3.2명으로 많은 편이었고, 인구 1000명당 300병상 미만 병상은 0.9개로 적은 편이었다. 반대로 해남은 일차 의료 의사가 1.7명에 불과했고, 300병상 미만 병상은 전국에서 최고 수준인 13.4개였다.

◇300병상 이상 병원 늘면 지역격차 해소 = 우리나라 급성기 병상 수는 2016년 기준 인구 1000명당 6.2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3.3개)보다 1.9배 많다. 특이점은 병상 공급 구조에서 차이가 났다. OECD는 300병상 이상 대형 의료기관의 병상이 50%를 넘지만 우리나라는 300병상 미만 중소형 의료기관 병상이 69%를 차지했다.

이러한 중소병원 중심의 구조는 사망비 감소에 효과가 없었다. 입원비와 재입원비만 늘었다. 이번 연구에서 1000명당 급성기 병상이 1개 증가할 때마다 입원은 19건 증가하고 재입원비는 7% 증가했다. 반면,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의 병상이 1개 증가하면 사망비는 9%, 재입원비는 7% 감소했다.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 병상이 2개 이상인 지역에서는 사망비와 재입원비가 각각 25%, 24% 낮아졌다. 결과적으로 현재의 급성기 병상을 OECD 수준으로 줄이면 입원은 23%, 재입원은 20%, 진료비는 9.2%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현재 중진료권 가운데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이 없는 의료취약지는 고성·영월·진천·거제·사천·김천·서산·당진·속초·시흥·이천 등 11개다. 응급의료도 입원 의료와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300병상 이상 규모의 응급의료센터가 지역에 없으면 중증 응급환자 사망비는 1.33배 높았다. 연간 중증 응급환자를 600명 미만으로 진료하는 소규모 응급실은 2700명 이상을 진료하는 응급센터에 비해 사망비가 1.58배나 높았다.

◇병상 절대 총량 증가는 지양해야 = 연구 책임자인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는 “의료의 질과 효율성을 강화하려면 병상의 절대적 총량을 늘리기보다는 중소병원의 진료 기능을 명확히 하고, 급성기병원-요양병원-요양원이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도 및 진료권별 병상 총량제 △신설 급성기 종합병원 병상 기준 강화 △지역거점 병원 육성 △적정 규모 이하의 중소병원 기능 전환 등도 제안했다. 김 교수는 “종합병원 신설 기준을 현행 100병상에서 300병상 이상으로 강화해야 한다”며 “100∼300병상 사이 병원은 진료 기능을 평가해 지역거점병원 또는 회복기병원으로 두고, 진료 기능에 어긋나는 진료를 할 때는 수가를 깎는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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