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정확한 발언 의미 파악안돼… 뭐라 말하기 어렵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강경화(오른쪽) 외교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을 접견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던퍼드 합참 발언’ 관련 언급
“韓美간 논의해야” 원론 입장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6일 조지프 던퍼드 미국 합참의장의 언급에 대해 “발언의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청와대 입장을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는 그동안 주한미군 주둔은 종전선언 등과 관련 없고, 한·미 간에 협의해야 될 문제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주한미군은 안보의 핵심 사안으로 어떤 방식으로 논의가 되든 국민의 우려를 살 수 있는 민감한 주제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직후 대국민 보고에서 “주한미군의 문제는 한·미동맹에 의해서 주둔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종전선언 또는 평화협정과 무관하게 한·미 간의 결정에 달려 있는 것”이라며 “그런 점에 대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동의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을 방문해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평화협정이 체결되고 난 이후에도, 심지어는 남북이 통일을 이루고 난 이후에도 동북아 전체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서 주한미군이 계속 주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앞서 대북특사단으로 북한에 다녀온 뒤 종전선언은 한·미 동맹, 주한미군과 관련 없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현 단계에서 주한미군 감축 및 성격 변화 문제가 거론되는 게 전략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주한미군 문제가 나오면 남북관계 개선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데 논란이 커지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미국에 가서 통일 후 주한미군 주둔 필요성을 언급한 것도 이 문제가 과거 남북관계 개선 사업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와대와 여권 내에서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단계까지 비핵화와 남북관계 개선이 진전되면 결국은 논의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는 점은 인식하고 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지난 4월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에서 “평화협정 채택 이후에도 미군이 계속 한국에 주둔할 명분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 것도 여권 내의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병채·유민환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