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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지식카페 게재 일자 : 2018년 11월 07일(水)
‘국가자본주의’로 급성장한 中… 이젠 市場이 國家에 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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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폭락한 데 이어 위안화 환율이 지난 2016년 말 이후 달러당 7위안대에 근접하자 당국이 곧바로 개입, 방어에 나섰다.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 당국이 꾸준히 유동성을 공급하며 경제성장률 정부 목표치를 달성해 온 국가 자본주의하에서 위기 상황이 되자 시장이 국가에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사진은 지난 2016년 11월 25일 중국 안후이성 화베이의 한 은행에서 은행원이 100위안짜리 지폐를 세는 모습. AP연합뉴스

■ 김경수의 글로벌 경제 이야기 - (24) 中 경제위기의 본질

위안화 영향 확대… AIIB 설립
최근 10년간 大도약한 中 경제

‘해외서 조달한 자금’ 비중 높아
흑자대국이지만… 불안한 외환

3분기 성장률, 6.5%로 낮아져
기존 완화적 통화정책 ‘부메랑’
대출 규제에 기업들 ‘돌려막기’

美와의 ‘통상분쟁’ 어려움보다
市場과 國家 갈등이 문제 핵심

외국인이 ‘위안화 처분’ 나서면
내국인도 파는 ‘이중유출’ 우려


#1. 글로벌 금융위기 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3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은 전년 대비 6.5%로 내려앉았다. 언론은 미국과 무역전쟁의 파급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며 앞으로 중국 경제는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과의 무역 갈등은 이미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미쳤다. 10월 하순 상하이종합지수는 금년 들어서 25% 가까이 하락했으며 2015년 6월 피크에서 50% 떨어졌다.

G2는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소장을 지낸 프레드 버그스텐이 처음 조어한 것이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일어나고 1년 뒤 포린어페어스에 낸 ‘두 동반자(Two’s Company)’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무역 불균형이 가장 크고, 가장 많은 공해를 배출하고 전 세계 GDP의 반을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 즉 G2는 상호 의견일치 없이는 글로벌 불균형도, 지구온난화도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고 그 관계를 요약했다.

실제로 글로벌 금융위기는 중국이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 중국 정부는 자본개방과 인민폐 국제화를 병행 추진했다. 2016년 인민폐는 특별인출권(SDR) 바스켓에 엔화를 제치고 유로화 다음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편입됐다. 2008년 우리나라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모두 33개국과 3조 위안이 넘는 통화스와프협정을 체결했으며 86개국이 참여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설립을 주도,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쟁구도를 조성했다.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의 68개 이상 나라의 인프라 개발과 투자로 구현되는 21세기 실크로드 프로젝트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는 팍스 시니카(Pax Sinica)를 연상케 한다. 유사한 시기에 중국 정부는 기술혁명을 산업고도화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중국 제조 2025’를 밀어붙였다.

그러나 중국의 팽창은 동반자 미국의 대중국 무역적자가 더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했다. 더욱이 물 밀듯이 쏟아져 들어오는 중국 수입품으로 1980년대 일본 자동차 수입에 밀려 오대호 연안에서 시작된 러스트벨트는 미 전역으로 확대됐다. 그리고 차이나 쇼크는 단지 무역 적자에서 그치지 않고 심각한 사회적·정치적 파급효과를 미쳤다(김경수의 글로벌경제이야기 22 참조).

적어도 현시점에서 두 나라는 더 이상 동반자가 아닌 경쟁자 관계가 됐다. 양국 사이에 벌어지는 무역전쟁의 이면에는 미국은 결코 21세기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그리고 중국은 그대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서로 맞서고 있다.

통상 분쟁으로 중국 경제가 어려움에 처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더 깊이 살펴보자면 국가 자본주의가 이룬 눈부신 성과의 산물인 시장의 힘이 자신을 키워준 국가와 대립하는 구조적인 문제가 깔려 있다. 중국 경제가 이 구조적인 문제에 부닥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3년 전 경험했다.


#2. ‘포치(破七)’는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서는 현재 불안한 중국 경제를 상징한다. 2015년이 그렇듯이 중국 경제의 어려움은 외환 불안에서 감지된다. 2014년 중반부터 2017년 초까지 외환 안정을 위해 외환 당국은 1조 달러의 보유 외환을 내다팔았다.

글로벌 불균형의 원인을 제공한 흑자 대국에서 어떻게 외환 불안이 일어나는 것일까. 그것은 무엇보다도 중국 경제가 팽창함에 따라 중국 기업들이 조달하는 외화 자금에서 차지하는 경상흑자 비중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2017년을 예로 들자면 중국은 모두 6012억 달러의 외화를 해외에서 조달했다. 그 가운데 경상수지흑자는 1649억 달러에 불과하다. 나머지 4363억 달러는 차입과 채권 발행을 통한 외채(2602억 달러), 그리고 FDI(1422억 달러)와 외국인 주식투자(340억 달러) 등 주식이다. 중국의 흑자가 급증한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듬해 2002년부터 2017년까지 누적 경상수지흑자는 3조1734억 달러였다. 한편 같은 기간 동안 외채, FDI, 주식투자 등 외국인으로부터 모두 4조585억 달러를 조달했다.

외채는 외환 불안의 또 다른 잠재 요인이다. 중국은 2분기 말 1조9000억 달러에 이르는 외채를 보유하고 있다. 대외 채권은 별도로 발표하지는 않지만 같은 시점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준비자산(3조2000억 달러)을 포함해 모두 5조4000억 달러에 이른다. 보유 외환(3조1000억 달러)의 상당 부분이 유동성과 신용도가 높은 단기 채권일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중국 경제 전체로서 통화 및 만기 불일치 위험은 없다.

그러나 개별 경제주체의 불일치 위험은 비록 공식 통계로 파악할 수는 없으나 단기채권이 외환 당국에 집중됐을 것을 생각하면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은행과 기타 부문의 외채(1조4000억 달러) 가운데 단기외채는 1조1000억 달러로 그 비중이 매우 높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우리나라의 경험을 회고할 때 경제 전체 차원에서 불일치 위험이 없다는 사실은 결코 외환 안정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자본 개방은 자본의 교차거래를 일으킨다. 중국 기업이 해외에 진출해 각종 투자 활동을 하듯이 외국 기업도 마찬가지다. 2017년 말 중국의 대외자산은 6조9000억 달러, 대외부채는 5조1000억 달러다. 그러므로 외국인이 중국에 투자한 자금, 즉 대외 부채를 회수할 때 비록 1조8000억 달러의 순자산국이며 흑자국이라 하더라도 외환 불안이 일어나는 것은 불가피하다.


#3. 중국 경제가 안고 있는 또 다른 문제는 낮아지는 경제성장률이다. 중국에서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목표 성장률을 공식 발표하고 경제 관료들은 제시된 목표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한 정책을 수행한다. 고성장기에는 목표성장률을 초과달성했으나 글로벌 경제가 대침체에 진입하면서 목표성장률을 달성하는 것은 쉽지 않게 됐다(그림1).

목표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 런민(人民)은행은 수출이 호황일 때 긴축적 통화정책을, 수출이 어려울 때 완화적 정책으로 대응하고 있다. 2001년 중국이 WTO에 가입하면서 막대한 흑자가 보유 외환으로 쏟아져 들어오자 런민은행은 통화량 관리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2005년 10월 런민은행은 우리나라의 통안채와 같은 위안화 채권을 발행하기 시작한다. 해외 부문에서 일어난 통화증가요인을 국내 부문에서 환수한 것이다. 이와 같은 정책대응은 2009년 10월 피크에 달했고 2012년 11월까지 계속됐다.

그러나 중국 경제가 저성장에 진입하면서 목표성장률 달성을 위한 중국 런민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은 그동안 억제했던 위안화 유동성이 크게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했다. 런민은행은 공개시장에 대한 환매, 기준금리, 할인율, 지준 등 정책수단을 완화적 기조로 이끌었다. 금년 미국과 통상분쟁이 계속 확대되자 4번에 걸쳐 지준율을 인하했다.

늘어난 유동성에 국유기업을 위주로 신용이 크게 늘어났다. 금년 1분기 GDP 대비 비금융기업의 부채는 GDP 대비 164%, 가계부문을 합친 비금융 민간부문의 부채는 213%를 넘었으며 빚으로 낭패를 봤던 일본, 미국의 역대 최고치를 초과 달성했고 빚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나라보다도 많다(그림2).

부채는 중국의 심각한 고민거리다. 2016년 중국 정부가 금융 시스템의 위험요인으로 지목된 10조 달러 규모로 추정되는 비은행 금융회사의 대출을 규제하자 빚이 많은 기업들은 돌려막기에 애로가 발생했다. 지난 7월 블룸버그에 따르면 금년 들어서 에너지 부문을 중심으로 47억 달러의 회사채가 부도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에너지 기업인 CERCG의 자회사가 발행한 회사채가 부도나 국내 투자자들도 큰 손실을 입었다. 그러나 무역 분쟁으로 수출이 어렵게 되자 위험관리는 뒤로 밀렸다. 목표성장률 달성에 더 높은 정책 우선순위가 있기 때문이다.


▲  김경수 한국경제학회장
#4. 중국은 환율의 변동 폭이 제한적인 관리변동환율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외환 당국은 전일 환율을 기준으로 매일 위안화 환율을 고시하고 2% 한도에서 움직이도록 외환 시장 개입을 한다. 외환 시장 개입은 당국이 직접 개입을 하거나 국유은행의 외환 스와프 거래를 통해 행해진다.

한편 홍콩에서 주로 거래되고 정부보다 시장의 영향력이 큰 역외 위안화(CNH) 환율은 외환 불안 시 런민은행이 역외금리를 올려 위안화 매도포지션의 비용을 높여 방어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민폐 국제화 등 자본개방조치는 외환 당국이 환율을 통제하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했다. 그 결과 CNH 환율이 역내 위안화(CNY) 환율을 선도하고 있다.

위안화 환율은 21세기 중국 경제의 발자취를 보여준다(그림3). 고정환율제도(1달러=8.28위안)를 유지하다가 흑자관리를 위해 2005년 7월 관리변동환율제도로 전환하고 다시 2008년 7월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해 1달러=6.93위안으로 고정할 때까지 위안화는 절상됐다. 2010년 7월 다시 관리변동환율제도로 전환 후 절상추세가 지속됐으나 이에 맞서 외환 당국은 2014년 2월 시장개입으로 절하를 유도하고 이듬해 8월 1.9% 평가절하를 단행했다. 이를 계기로 위안화 환율은 급속히 흔들렸다. 중국 경제를 마냥 낙관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인식이 자리 잡은 것도 이 시기다. 2017년 글로벌 경제의 성장 랠리에 따른 수출 호황으로 위안화 환율은 안정을 찾았으나 금년 미국과의 무역분쟁은 또다시 시계를 2015년으로 되돌려 놓았다.

자본개방에 따른 외환거래자유화조치는 외환 불안 시 외국인의 자금 회수뿐 아니라 내국인도 위안화를 팔고 달러화를 매입하는 이중 유출(Double drain)을 동반할 가능성을 높인다. 이중 유출의 가능성은 거주자와 비거주자 사이의 거래를 표시하는 국제수지표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15년 1분기∼2016년 1분기에 외국인이 자금을 대거 회수, 외환 불안이 일어났을 때 국제수지 항목 가운데 거주자 외화자금의 유출로 추정되는 통계불일치도 크게 증가했다. 더욱이 완화적 통화정책은 위안화 유동성을 높여 외환 불안을 더욱 악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2008년 말 보유 외환액 대비 광의 통화지표인 M2 비율은 3.6에서 금년 3월 말 8.8로 치솟았다.

21세기에 들어서 중국은 G2의 지위를 얻었고 인민폐는 고성장과 세계 최대 외환보유액을 무기로 국제화폐의 위상을 가지게 됐다. 중국 경제는 빠르게 시장 중심으로 이행하고 있으며 기술혁명은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중국은 국가가 경제목표를 정하고 이에 따라 경제정책이 시행되는 국가 자본주의 경제다.

중국 경제가 순항할 때 시장은 국가가 원하는 것을 충실히 이행했다. 그러나 어려움에 처할 때 시장은 국가와 갈등했다. 국가는 고성장을 원했다. 그러나 고성장 정책은 과잉 유동성의 문제를 초래했고 시장은 국가가 원하지 않는 모습으로 답하고 있다. (문화일보 10월 17일자 28면 23 회 참조)

한국경제학회장 (성균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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