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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박태균의 푸드 X파일 게재 일자 : 2018년 11월 07일(水)
수세미, 천식·비염·축농증 완화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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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와카야마시의 한 절(妙宣寺)엔 매년 9월 24일 전국의 치질 환자가 몰려온다. 치질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달라는 기도를 하기 위해서다. 50년째 이어진 이날 행사엔 올해도 500여 명의 치질 환자가 찾았다. 참석자는 이날 ‘치질을 낫게 해 달라’는 염원을 담은 쪽지를 수세미와 함께 종이봉투에 담는다. 이들은 수세미가 자신의 말 못 할 아픔을 빨아들여 없애 줄 것이라고 믿는다. 엄밀히 말하면 식물 수세미는 치질 완치가 아니라 예방을 돕는 식품이다. 변비가 심해지면 치질이 생기기 쉬운데 변비를 막으려면 필히 보충해야 하는 식이섬유가 수세미에 풍부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수세미라고 하면 설거지부터 떠올리는 사람도 많지만 수세미는 식물 수세미와 설거지용 합성 수세미가 있다. 과거엔 식물 수세미로 설거지는 물론 목욕·샤워도 했다. 식물 수세미가 설거지에 쓰인 것은 열매 안쪽이 그물 모양 섬유질 조직이어서다. 안쪽으로 그릇을 닦으면 오물이 잘 지워진다. 식물 수세미는 호박·오이·수박·참외·동아·여주 등과 함께 박과 채소에 속한다. 내부가 스펀지 모양이어서 스펀지 조롱박(sponge gourd)이라고도 불린다.

제철은 늦가을이다. 외형은 오이나 큰 애호박처럼 생겼다. 수세미 오이·이집트 오이(Egyptian cucumber)라고 부르는 것은 그래서다. 길이가 30∼60㎝로 오이보다는 길다. 생김새가 작은 야구방망이를 연상시킨다. 자세히 보면 오이보다 주름이 더 많다. 열매가 자라면서 처음엔 단단해지고 무거워지지만 점점 익어가며 무게가 가벼워지고 약간 말랑말랑해진다. 대개 즙을 내서 마시거나 효소로 만들어 먹는다.

완전히 영글지 않은 열매만 식용이다. 이 열매론 나물·볶음·전 등을 해 먹을 수 있다. 설탕과 수세미를 1대1의 비율로 재워서 숙성시킨 것이 수세미 효소다. 말린 수세미 10g에 물 1∼2ℓ를 넣고 한 시간가량 약한 불로 끓여내면 수세미차가 완성된다.

완전히 익은 열매는 먹기 힘들다. 대개 설거지에 쓴다.

한방에선 예부터 말린 수세미를 약재로 쳤다. 약성이 강하다고 봐서다. 사과락(絲瓜絡)이란 한방명도 갖고 있다. 한의서엔 “수세미는 성질이 차 폐·기관지의 열을 내리고 담을 삭여주는 청열화담(淸熱化痰·열을 내리고 가래를 삭임)의 효능이 있다”고 기술돼 있다. 대개 천식·비염·축농증 등을 호소하는 사람에게 권장된다.

수세미즙을 내 얼음·설탕과 함께 달여 마시면 가래가 진정되고 기침·천식이 완화된다. 수세미를 구하지 못하면 오이를 강판에 갈아 즙을 마셔도 괜찮다. 먼지가 많은 사막의 중동지역에서 수세미가 재배된 것도 호흡기 질병 치유 효과와 관련이 있다. 중동 사람들은 먼지와 모래로부터 코와 목을 지키는 식품으로 애용했다. 고대 이집트에선 ‘하늘이 내려준 물’이라고 불렀다. 파라오가 즐겨 먹었다는 기록도 전해진다. 중국 명나라 고의서인 본초강목엔 ‘천라수(天羅水)’라 기술돼 있다.

영양적으론 식이섬유와 비타민 A·비타민 C 등 비타민과 망간·칼륨·아연·철분 등 미네랄이 풍부하다. 지방 함량과 열량은 낮다. 대표 웰빙 성분은 사포닌·플라보노이드·안토시아닌·쿠마르산 등 항산화 성분이다.

수세미는 혈액을 정화하고 간 건강을 도우며 알코올 섭취의 부작용을 덜어준다. 간 건강 악화로 인한 황달 치료에도 유익하다. 이뇨 효과도 나타낸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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