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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美國에서 본 한반도 게재 일자 : 2018년 11월 07일(水)
BTS와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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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주니어 최시원(왼쪽)이 1일 스탠퍼드대 한국학 세미나에 참석해 한류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아태연구소 제공

신기욱 스탠퍼드大 교수 아시아태평양연구소장

韓流와 北核에 美 관심 최고조
한반도 연구 심화할 좋은 기회
풀뿌리 공공 외교도 강화해야


요즘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남북 대표 주자는 방탄소년단(BTS)과 김정은이다. BTS는 빌보드 200차트 1위를 두 번이나 차지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첫 미·북 정상회담을 하는 등 이슈 메이커로 미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 한류 열풍이 본격 상륙하고 북핵이 외교·안보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다뤄지면서 한반도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고조돼 있으며, 대학에서는 한류나 북핵 문제로 논문을 쓰겠다는 학생이 늘고 있다. 이러한 관심을, 한국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키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확산하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지난주 필자가 재직하는 아시아태평양연구소는 서울에 있는 플라톤 아카데미와 공동으로 북미 지역의 대표적인 학자들을 초청해 ‘미래의 비전’이라는 주제로 한국학 대회를 열었다. 한국어, 문학, 역사, 사회과학, 도서관 등 분야별로 현주소를 진단하고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는 자리로, 특히 마지막 세션에는 슈퍼주니어의 최시원을 초청해 한류가 한국학의 분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논의했다. 슈퍼주니어의 공연이 아니라 학문적 토론을 하는 자리였음에도 미 동부나 캐나다 등 타 지역에서 온 학생들까지 행사장을 가득 메운 것을 보며 이러한 열기를 어떻게 지속 가능한 연구로 발전시킬 것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북미 지역의 한국학은 지난 20여 년간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 주요 명문 대학들에 한국학 프로그램과 교수직이 생겼으며, 한국어나 한국 관련 수업을 듣는 학생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 예로 2013∼2016년에 미 대학에서 외국어를 수강하는 학생 수는 9.2% 감소했지만, 한국어 수강자는 오히려 13.7%가 늘어 최고의 증가율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대학에서 한국학은 중국학과 일본학에 비해 주변부로 밀려나 있다. 교수나 강좌 수는 물론이고 한국어 수강자 수도 약 1만4000명으로, 일본어 수강자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한국 정부는 국제교류재단(Korea Foundation), 한국학 중앙연구원 등을 통해 해외 한국학을 지원하고 있지만, 그 규모도 적을뿐더러 지나친 규제와 감시로 잡음을 내기도 한다. 국제교류재단의 경우 일본국제교류기금(Japan Foundation)처럼 교수직 설립 등을 통해 해외한국학의 기반을 닦았지만, 그 예산은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일본처럼 민간재단, 기업으로부터의 지원을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반면 중국은 공자학원을 내세워 대학들에 파고들고 있으나 지나친 간섭으로 지원 거부 등의 부작용을 낳고 있다. 올봄에 존스홉킨스대 부설 한미연구소가 한국 정부 산하기관의 지원 중단으로 문을 닫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인사 개입 논란을 초래한 것은 자성해 볼 일이다.

북핵 역시 미 외교·안보 정책의 우선순위가 되고 일반인들의 관심이 커진 것은 다행이지만, 자칫 ‘코리아 = 핵·미사일 위협’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낼 위험 요소도 있다. 시카고 국제문제협의회(CCGA)가 지난달 1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김정은은 여전히 미국인들에게 가장 비호감 지도자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응답자의 91%),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여론에 민감한 미국의 대북정책에 큰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중서부나 남부 등 도널드 트럼프 강세 지역에서는 북핵에 대한 관심은 많지만 이를 설명하고 정확한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인프라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얼마 전 캔자스주와 위스콘신주에 가서 북핵 문제에 대한 강연을 한 적이 있었는데, 참석한 지역 주민들의 진지한 모습을 보면서 그 필요성을 절감할 수 있었다. 한국 정부가 최근 미국 내 공공외교를 강화하고는 있지만, 워싱턴 벨트웨이나 한인 밀집 지역을 넘어서 러스트 벨트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 또 한국 정부의 입장을 홍보하는듯한 톱다운 방식보다는 해당 지역의 대학들과 연계하거나 지역 의원들과 함께 주말에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주민들과 대화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풀뿌리 공공외교가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그간 미국인들의 관심이 한국의 경제발전이나 민주화와 같은 다소 추상적인 주제에 머물렀다면, 현재의 한류나 북핵은 일반 시민들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구체적인 이슈다. 지난 30여 년 동안 미국대학에서 공부하고 가르치면서 지금처럼 남북한에 대한 일반 미국인들의 관심이 컸던 적은 없었다. 이런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차제에 한국 정부는 한반도에 대한 이해를 학문적으로 심화시키고 체계화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 더구나 북핵 해법을 두고 한·미 간극이 생기고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 또한 커지는 상황에서 러스트 벨트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풀뿌리 공공외교의 중요성 또한 커지고 있음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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