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파문 美체조협회 자격 박탈”

美올림픽위원회 절차 착수
“조직 문화 바꾸는데 실패”

미국올림픽위원회가 미국체조협회의 자격 박탈 절차에 착수했다.

7일 오전(한국시간) USA투데이에 따르면 세라 허쉬랜드 미국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미국체조협회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체조협회는 (래리 나사르 성폭력 파문 이후) 조직 문화를 바꾸고 회원들에게 봉사하는 데 실패했다”며 “쉽지 않은 결정이었으나 구심점을 잃고 표류 중인 체조협회의 권한을 박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체조협회는 나사르의 성폭력을 방치하고 은폐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미국체조대표팀 주치의였던 나사르는 미시간주립대에서 20년, 대표팀에서 30년간 근무하면서 치료를 빙자해 성폭력을 저질렀다. 피해자는 250명이 넘는다.

지난해 11월 앨리 레이즈먼 등 피해자들의 폭로로 나사르의 만행이 처음 공개됐고, 미시간 카운티 법원은 지난 1월 나사르에게 최장 175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최근 세계선수권대회 여자체조에서 31년 만에 전 종목 6관왕을 달성한 시몬 바일스 역시 피해자다.

성폭력 파문이 불거지자 케리 페리 미국체조협회장이 물러났고, 지난달 공화당 하원의원 출신 매리 보노 변호사가 신임 협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러나 보노 협회장은 나사르를 변호했던 로펌에서 일했던 전력이 공개돼 거센 비난을 받았고, 취임 나흘 만에 사퇴했다.

미국체조협회는 미국 전역의 3000개 클럽과 15만 명 이상의 선수가 속한 대형조직이다.

USA투데이는 “미국체조협회의 자격이 박탈되면 2020 도쿄올림픽 준비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에 대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