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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주철환의 음악동네 게재 일자 : 2018년 11월 08일(木)
독창적 음악·화려한 퍼포먼스… 아웃사이더에서 ‘전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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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퀸 ‘보헤미안 랩소디’

‘누군가가 나를 떠나버려야 한다’(서태지와 아이들 ‘난 알아요’ 중). 자유와 변화를 꿈꾸는 젊은이라면 ‘그 사실을, 그 이유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시간이 흐른 후 ‘사랑을 한다는 말은 못 했어/어쨌거나 지금은 너무 늦어 버렸어/그때 나는 무얼 하고 있었나’. 자탄한들 무슨 소용 있는가.

‘이게 정말 현실일까(Is this the real life)/그냥 환상일까(Is this just fantasy)’.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사진)는 어제 파록 버사라를 떠나보내고 오늘 프레디 머큐리를 만난(만든) 한 사람의 일대기다. ‘난 그저 가난한 아이일 뿐(I’m just a poor boy)/동정 따윈 필요 없어(I need no sympathy)’(‘보헤미안 랩소디’ 중). 스마일(학생밴드)과의 첫 대면에서 “그런(돌출한) 이(齒)로는 안 돼” “파키스탄에서 왔어?” 외모 비하, 지역 비하 발언을 듣는다. 범죄영화가 될 뻔도 했지만 그에겐 자신감과 잠재력(작곡능력과 가창력)이 있었다. 무기 대신 겨눈 노래 몇 소절에 그들은 미래의 천재를 발견한다. 보컬을 구(求)하던 밴드에서 수하물 노동자는 오히려 위기의 밴드를 구(救)하게 된다. 그리고 조금씩 성장하더니 마침내 독창적 음악과 화려한 퍼포먼스로 영국의 두 번째 여왕(퀸)으로 등극한다.

순조로우면 혁명이 아니다. 전율의 무대에 오르기까지 헤쳐야 할 정글이 많았다. 6분의 종합예술 ‘보헤미안 랩소디’는 음반 제작자의 반대에 부닥친다. 알아듣지도 못할 장송곡, 라디오에서 절대 틀지 않을 거라고 예언한 그는 ‘퀸을 놓친 남자’로 팝의 역사에 기록된다. 대중음악사에서 별도로 ‘패배자를 위한 시간은 마련되지 않는다(No time for losers)’(‘위 아 더 챔피언스’ 중).

▲  주철환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노래채집가
무대에선 퀸이었으나 밖에선 소수자였다. ‘즐기며 살라고(Keep yourself alive)’ 외쳤지만 아웃사이더의 ‘현실을 벗어날 돌파구(No escape from reality)’(‘보헤미안 랩소디’ 중)는 아득했다. 1982년 런던에서 혹독한 기자회견이 열린다. “치아교정은 언제 할 건가요?” 예의 없는 질문엔 창의적으로 답했다. “매너 교정부터 하시죠.” 음악과 무관한 정체성 공격이 이어진다. “솔직할 수는 없나요?” “뭐가 두려운 거죠?” 거울 앞에서 그는 자신에게 답한다. “내가 누군지는 내가 결정해” 그리고 노래한다. ‘내게 문제 될 건 없어(Nothing really mattters to me)/어떤 바람이 몰아쳐도(Anyway the wind blows)’(‘보헤미안 랩소디’ 중).

승승장구보다 어려운 건 지속 가능이다. 계약금 400만 달러의 솔로 데뷔 유혹에 머큐리는 흔들리게 되고 멤버들은 조용히 그를 떠난다. 그게 끝이었다면 퀸의 스토리는 히스토리가 되지 못했을 거다. “가족은 싸우기도 하잖아요” 진심 어린 사과 한마디에 그들은 다시 악기 앞에 정렬한다.

이 영화가 마약, 동성애 등 민감한 소재를 다루면서도 ‘12세 이상 관람가’인 데는 이유가 있다. ‘열심’히 가르치는 교사에게서 ‘진심’을 전달받지 못한 학생들은 극장, 공연장에서 배운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순 없지만 나눠줄 순 있다”(프레드 머큐리). ‘우리는(웅크린) 그대들을 뒤흔들 것이다’(‘위 윌 록 유’). 라이브 에이드에서 저마다 연주자가 돼 발을 구르며 ‘떼창’하는 관객들은 모두가 승자였다(‘위 아 더 챔피언스’). 다르게 살아왔고 공연이 끝난 후엔 각자 다른 길을 가겠지만 음악 앞에서 그들은 자유롭길 갈망했다(‘아이 원트 투 브레이크 프리’).

아버지는 한결같다. ‘좋은 생각, 좋은 말, 좋은 행동’을 강조한다. 아들이 묻는다. “그렇게 해서 성공하셨어요?” 방황을 마친 아들이 아버지에게 안긴다. 가족이란 무엇인가. 그들은 기다려주는 사람들이다. 친구를 가족이라 불렀던 그 사람, 머큐리는 갔지만 우리는 그를 보내지 않을 것이다. ‘We will not let you go let him go’(‘보헤미안 랩소디’ 중).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노래채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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