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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8년 11월 08일(木)
新아편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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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숙 논설위원

중국인들에게 아편은 국권 상실의 상징이다. 19세기 중국은 아편 때문에 영국과 두 차례 전쟁을 하며 망국의 길로 들어섰다. 1840년 영국은 중국이 아편 판매를 저지하자 전쟁을 벌였고, 승리 후 난징조약을 맺었다. 이 결과 홍콩섬을 영국에 할양했고 광저우, 상하이 등 5개 항구를 강제 개항했다. 1차 아편전쟁이다. 이후 1856년 영국은 중국의 개방 범위에 대한 불만으로 재차 전쟁을 벌인 끝에 톈진조약을 맺었고, 아편 무역도 합법화했다. 두 차례의 아편전쟁에 완패한 후 청나라는 열강의 식민지가 됐고, 중국인들에게 아편전쟁은 치욕의 역사 그 자체다.

요즘 미·중 사이에 ‘신(新) 아편’ 전쟁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하루 약 200명의 미국인이 펜타닐 등 마약성 진통제(오피오이드) 과다 복용으로 목숨을 잃는데 이것이 대부분 중국에서 유입된 것으로 밝혀지면서부터다. 미 마약단속국(DE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인 7만2000여 명이 오피오이드 관련 약물 중독으로 목숨을 잃었다. 역대 최고 수치다. DEA는 펜타닐 등 합성 오피오이드의 주 공급원이 중국이라고 지목했다. 미 의회는 올 1월 보고서에서 “최근 2년간 중국은 8억 달러에 달하는 펜타닐을 불법으로 미국 고객에게 판매했다”고 밝혔다. AP통신 등은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펜타닐 등이 국제우편으로 미국인 가정에 배달되고 있다고 전했다. 펜타닐은 전신마취제로 쓰이는 마약성 진통제로 헤로인보다 약효가 최대 50배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30대 젊은층과 빈곤층의 만성 통증 환자가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19세기 아편이 중국의 빈곤층을 파고들었듯 중국에서 만들어진 펜타닐 등 21세기의 아편이 미국 서민층을 중독시키고 있는 것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트위터에 “펜타닐 등의 마약류가 우편 형태로 중국에서 유입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 정부는 “단 1g의 펜타닐도 미국으로 수출되지 않았다”며 반발, 미·중 무역 갈등은 21세기판 아편전쟁 논란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백악관에서 오피오이드 관련 법안에 서명하며 대대적인 퇴치 캠페인을 시작했다.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19세기 아편전쟁의 가해자는 영국이고 중국은 당하는 쪽이었지만, 신 아편전쟁에선 떠오르는 중국이 가해자가 되면서 미·중 갈등을 더 복잡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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