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땐 민간차량도 ‘강제 2부제’

- 정부 내년 2월부터 시행

공공기관 경유차 완전 퇴출
‘클린 디젤’ 정책 공식 폐기
경유트럭 LPG로 교체하면
보조금 400만원 추가지급

내년 2월부터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면 자율에 맡겼던 민간 차량에 대해서도 ‘차량 2부제’가 의무 시행된다. 또 공공기관의 경유차를 완전히 퇴출하고 ‘친환경 경유차’ 명목으로 제공된 주차료 및 혼잡통행료 감면 등 인센티브가 폐지되면서 ‘클린디젤’ 정책이 공식 폐기된다.

정부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총리 주재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고농도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했다. ‘민간 차량 2부제’ 강제 시행을 위해 이미 국회에서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통과돼 법적 근거도 마련돼 있다. 현재는 공공부문에 대해서만 차량 2부제가 시행되고 민간에 대해서는 자율에 맡기고 있다.

정부는 또 앞으로 모든 공공기관에서 경유차를 구매하지 않고 내구연한에 도달하면 폐차해 친환경차로 교체하는 사업을 시행, 오는 2030년까지 ‘경유차 제로화’를 실현하기로 했다. 아울러 저공해 경유차라는 명목으로 제공했던 공공주차장 요금 감면과 혼잡통행료 감면 등 각종 혜택도 폐지된다.

또 선박 배출가스 규제가 강화되고 2025년까지 선박 연료 LNG 도입도 추진된다. 소상공인 노후 경유차 폐차 시 지급하는 ‘조기폐차 보조금’도 확대해 감축 목표 연도를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경유차 1t 트럭을 조기 폐차하고 친환경 LPG차로 교체할 경우 폐차 보조금을 추가로 400만 원 더 지급하는 지원책이 동원된다. 지역 대기질 개선을 위해 봄철(3∼6월) 셧다운 대상 석탄발전소가 기존 삼천포 1·2호기에서 삼천포 5·6기로 확대된다. 수도권에서 시행 중인 가정용 저녹스 보일러 보급 사업은 전국으로 확대된다. 가정용 보일러를 저녹스 보일러로 교체할 경우 대당 비용 16만 원을 지원한다. 미세먼지 컨트롤 타워도 만들어진다. 내년 2월 총리실에 미세먼지특별위원회와 범부처 합동 기획단이 출범한다.

한편 휘발유값:경유값:LPG값을 100:85:50으로 맞춘 에너지 상대 가격을 100:125:75로 높이는 수송용 에너지 상대가격 조정방안(에너지세제 개편안)은 이번 대책에서 빠졌다. 정부 관련 부처들은 추후 연구를 통해 개편을 추진키로 합의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9월 정부가 산업통상자원부·환경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미세먼지 관리종합대책’을 보면 수도권 기준 국내 미세먼지 제1 배출원으로 경유차(23%)가 꼽혔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