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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게재 일자 : 2018년 11월 08일(木)
원점 돌아가는 美·北 협상, 허구 드러나는 비핵화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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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6일 중간선거에서 하원 다수당이 야당인 민주당으로 확정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북 비핵화 협상과 관련, “서두를 게 없다” “우리는 급할 게 없다”는 표현을 7차례 사용했다고 한다. “제재는 유지되고 있다”는 말도 4번 반복했다. 중간선거 뒤엔 북핵 문제의 우선 순위가 다른 국내외 현안에 밀릴 것이란 전망이 있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재확인한 셈이다. 2차 미·북 정상회담 시기에 대해서도 “내년 언젠가”라고 했다가 “내년 초 언젠가”로 바로잡았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관련해 진행되는 상황에 매우 만족한다” “(돌연 연기된 고위급 회담) 일정은 다시 잡힐 것”이라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은 원래 종잡기 어렵지만, 북한에 끌려다니지 않고 실질적 핵 포기 조치까지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대북 제재를 변함없이 유지하겠다는 생각을 굳힌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미국은 핵 리스트 신고·검증을 비핵화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이에 비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공격 목표 리스트 제출”이라고 말했다. 비핵화의 마지막 단계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미·북은 정상회담까지 하며 절충을 시도했으나 근본적 입장 차이에서 한 발도 가까워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북한의 핵실험장 폭파나 미사일 발사대 해체 ‘쇼’ 등은 핵 역량의 실질적 변화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 결국 지난 반년 이상 현란한 이벤트만 난무했을 뿐, 원점(原點)에서 맴돌고 있음이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지난 3월 8일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회담을 결정한 것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방북 후 전한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 때문이다. 당시에도 비핵화 의지의 ‘모호성’에 대한 우려가 나왔는데, 최근 상황은 기우가 아니었음을 말해준다. 핵 리스트 신고조차 뒤로 돌리려는 것은 미국 입장에서는 허구라고 볼 수밖에 없다. 최근 미 의회조사국(CRS)이 ‘비핵화 시간표와 핵물질의 양, 핵탄두 정보 공개 및 검증 절차를 거부하는 것을 볼 때 북한의 비핵화 태도에 의문이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펴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전제로 진행된 협상은 사상누각임이 드러나고 있다. 이제라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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