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Fed “취업률·소비·물가상승 견조”… 내달·내년에 금리 단계적 인상 시사

11월 회의에선 금리 동결
내달 올리면 올들어 4번째
트럼프 반대에도 ‘마이웨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중간선거 직후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인상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예정대로 오는 12월과 내년에 기준금리를 단계적으로 인상할 것임을 시사했다. 미국 경제에 일부 둔화 조짐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공공연하게 ‘금리 인상 반대’를 외치고 있지만 Fed는 좌고우면하지 않고 ‘갈 길을 가겠다’는 태도다.

8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Fed는 7~8일 이틀간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개최한 뒤 위원 9명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현행 2.00~2.25%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이어 Fed는 성명에서 경기 확장세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릴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Fed는 “미국경제는 취업률 상승, 낮은 실업률, 굳건한 소비지출, 2% 목표에 근접한 물가상승으로 견조함을 보이고 있다”며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의 점진적 추가 인상이 경제활동의 지속적 확장과 노동시장 호조, 물가상승 목표 등과 부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Fed는 오는 12월 소집하는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 확실시된다. 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던 9월 FOMC 회의에서도 다수 위원들은 12월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오는 12월에 3월과 6월, 9월에 이어 4번째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 Fed가 현재 미국 경제를 견고하다고 보고 있는 만큼 내년에 예고된 3차례 금리 인상 역시 예정대로 단행될 가능성이 일단은 커졌다.

경제전문매체 마켓워치는 “이번 FOMC 회의를 통해 Fed가 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다”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 경제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3.5% 증가하는 등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실업률은 48년 만에 최저 수준이고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도 7개월 연속 목표인 2%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 둔화 징후도 일부 나타나 Fed가 내년 금리 인상 속도를 다소 낮출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실제 7~9월 설비투자 증가율은 0.8%에 그쳐 8.7%였던 2분기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Fed도 “기업 설비투자가 상반기 높은 성장에 비해 주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중간선거 전 Fed의 금리 인상에 대해 “Fed가 (경제에) 가장 큰 위협”이라며 거듭 비난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