女컬링 ‘팀킴’의 폭로… 문체부·대한체육회 진상조사 착수

“폭언 듣고 상금도 못 받았다”
체육회 등 호소문 보내 주장

장반석감독, 선수들 주장 반박
“금전문제 투명하게 처리했다”

여자컬링 ‘팀킴’의 폭로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가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체육회 관계자는 9일 오전 “지난 6일 접수된 팀킴의 호소문, 그리고 언론 보도 내용에 대한 확인 절차에 돌입했다”면서 “철저하게 조사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즉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팀킴의 주장은 물론 호소문에 지적된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과 그의 딸 김민정 경북체육회 여자 감독, 그리고 사위인 장반석 경북체육회 남자 감독도 조사할 예정”이라며 “특히 팬들의 이목이 집중된 사안이기에 빠르게 조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은정, 김영미, 김경애, 김선영, 김초희로 구성된 이른바 팀킴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그러나 팀킴은 체육회, 경북체육회, 경북 의성군에 보낸 A4용지 14페이지 분량의 호소문에서 부당한 처우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팀킴은 김경두 전 컬링연맹 부회장 일가가 팀을 사유화했고, 국가대표 선발에 출전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으며, 김 전 부회장으로부터 폭언을 들었다고 폭로했다. 팀킴은 “최근 이유를 알 수 없는 포지션 변화, 의도적인 대회 불참, 선수들 분리 훈련 등 강압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수차례 국제대회에서 상금을 획득했지만 제대로 정산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장반석 감독은 이날 기자들에게 이메일로 ‘사실확인서’를 보내 팀킴의 주장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장 감독은 선수들이 상금을 제대로 정산받지 못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2015년 선수들의 동의를 얻어 ‘김경두(경북체육회)’ 이름으로 통장을 개설하고 상금과 훈련, 대회 참가 비용을 관리했다”며 “지난 7월 3일 선수들에게 사용 내용을 확인해주고 서명도 받았다”고 주장했다. 장 감독은 “돈과 관련된 일은 최대한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처리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이 김민정-장반석 감독 부부 자녀 어린이집 행사에 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불려갔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 장 감독은 “큰아들의 어린이집 운동회에 김영미, 김선영, 장혜지 선수가 참석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통화로, 개인적인 부탁으로 아들 운동회에 올 수 있느냐고 부탁했고 긍정적인 대답을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장 감독은 통화 내용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은정을 훈련에서 제외했다’는 주장에 대해 장 감독은 “스킵인 김은정이 결혼하고 임신 계획을 가졌다”면서 “지도자로서 당연히 새로운 스킵을 찾아야 했고 그래서 훈련을 진행한 것이지, 특정 선수를 팀에서 제외하기 위해 훈련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