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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골프와 나 게재 일자 : 2018년 11월 09일(金)
입문 6개월 만에 ‘싱글’ 된 亞게임 테니스 금메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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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갑택 명지대 교수가 지난달 31일 경기 여주 페럼골프장에서 라운드하며 지인에게 부탁해 드라이버 스윙을 촬영했다. 노갑택 교수 제공
노갑택 명지대 교수

은퇴후 마흔 나이에 취미로 시작
연습 10번 가니 “하산하세요…”
눈썰미 좋아 프로스윙 쉽게 터득
시니어 프로 도전했다 고배
베스트 6언더… 아마대회 우승도

“테니스보다 골프 먼저 알았다면
아마 프로 골퍼가 됐을지도…”


테니스 국가대표 출신 노갑택(54) 명지대 교수는 골프를 마흔에 취미로 시작했다. 하지만 늦게 배운 골프 덕에 아들을 프로골퍼로 만들었고, 자신도 시니어 프로골퍼로 새로운 도전을 꿈꾸고 있다.

지난달 27일 서울 송파구 오륜동 올림픽공원 인근의 한 레스토랑에서 노 교수를 만났다. 노 교수는 1986 서울아시안게임 남자테니스 단체전 금메달리스트로 1994년 은퇴 후 명지대 교수 겸 테니스팀 감독이 됐다. 노 교수는 “아마 골프를 먼저 알았다면 프로골퍼가 됐을지도 모를 일”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노 교수는 2년 전 시니어 프로가 되고자 퀄리파잉(Q) 스쿨의 문을 두드렸다. 120명이 참가한 첫날 75타를 쳐 20위에 들었지만, 이후 부진해 40위권 밖으로 밀려 탈락했다. 노 교수는 “내 능력을 검증하기 위해 내년에 다시 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마추어 자격으로 Q스쿨을 최종 통과하면 ‘세미프로 자격증’을 받을 수 있고, 시니어 투어 우승 시 정회원 자격이 주어진다.

노 교수는 미국에서 대니 로(아들 동민의 미국명)의 아버지로 널리 알려졌다. 안식년 기간을 활용, 미국으로 건너갔던 이유는 아들의 골프 뒷바라지를 위해서였다. 노 교수는 이 무렵 같은 동네에 살던 재미교포 제임스 한을 처음 만났다. 고1이던 아들은 미국에 온 지 3개월 만에 노던 캘리포니아 지역 아마추어대회 우승을 휩쓸었다. 노 교수가 국가대표 테니스 선수 출신이고, 아들을 짧은 기간에 골프 선수로 길러 ‘대니 로의 아버지’로 이름을 알렸다.

노 교수는 아들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보는 눈’이 정확했다. 노 교수는 “어떤 지도자를 만나고, 어떤 진단을 받는지가 중요하기에 선수라면 좋은 지도자를 만나야 한다”면서 “늘 가까이서 지켜봤던 아들에게 내 경험을 담은 조언을 해줬고, 아들이 이를 잘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노 교수는 “모든 스포츠에서 심리적인 부분이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때가 많다”면서 “선수 생활의 경험을 살려 스포츠 심리를 전공했고, 스포츠 심리 상담사 1급 자격증도 획득했다”고 설명했다.

대학 진학 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를 노리던 아들은 2013년 비자체류 연장 기한을 2개월을 넘겨 귀국한 탓에 비자 연장이 안 돼 미국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한동안 방황하던 아들은 국내의 한 대학에 편입했고 방향을 틀어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투어 프로가 됐다. 지난해 정규 투어에서 활동했고, 올해 입대해 복무 중이다.

노 교수는 골프를 늦게 배웠다. 2004년쯤이다. 골프는 시간을 너무 많이 뺏는 운동이라고 생각해 멀리했다. 하지만 동료 교수들과 교류하기 위해 골프를 배웠다. 골프를 하지 않고는 어울리기 힘들었기 때문. 골프를 먼저 배운 아내의 조언으로 연습장 쿠폰 15회를 끊었다. 10번 정도 나갔을 무렵 레슨프로에게 “흠잡을 데가 없다”면서 “더는 안 배워도 되겠다”는 칭찬을 받았다.

같은 대학의 원로 교수가 “머리를 얹어 주겠다”며 경기 용인시의 은화삼골프장에 데려갔다. 첫 라운드에서 97타를 쳤다. 노 교수는 연습장에서는 모든 샷이 완벽했다고 믿었지만, 골프장에서는 실수를 연발하며 헤맸다. 자극을 받은 그는 “6개월 안에 싱글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후 강의를 마치면 학교 근처의 안성 레이크힐스 퍼블릭에 가 9홀을 돌았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6개월도 채 안 돼 70대를 칠 수 있었다. 프로 경기를 눈여겨보고 금세 그 자세를 그대로 따라 할 정도로 눈썰미가 뛰어났다. 2년간 열심히 골프를 하던 중 퇴근길에 교통사고를 당했다. 승합차가 신호대기 중이던 노 교수의 승용차를 추돌했던 것. 처음엔 대수롭지 않았지만, 며칠 뒤 아침에 일어나려다 마비 증세가 찾아와 병원에 실려 갔고 목 디스크 판정을 받았다. 통증이 너무 심해 수술 날짜까지 잡았지만, 아내의 반대로 재활치료를 택했다. 의사가 골프는 많이 걸을 수 있는 운동이기에 재활에 좋다고 권했다. 사고 후 3년 만에 필드에 다시 나갈 수 있었다.

노 교수의 베스트 스코어는 6언더파 66타다. 경기 가평베네스트에서 수입자동차사가 주최한 아마추어대회에서 작성했고 우승을 차지했다. 제주 나인브릿지 골프장에서 가을에 열리는 한국 최종전에서 우승하면 독일로 가는 1주일간 6000만 원 상당의 골프 여행권이 주어지기에 아마고수들이 많이 참가했다. 최종전을 위해 나인브릿지 골프장에 갔지만, 예선전 성적을 안고 가는 방식 탓에 우승하지 못했다. 예선 성적을 핸디캡으로 적용했기에 최소 6언더파 이상을 쳐야만 네트 스코어로 합산해 우승 경쟁을 할 수 있었던 것. 이듬해엔 아시안게임 테니스 국가대표 감독을 맡는 바람에 본선에 참석하지 못했다. 노 교수는 지난해에도 6언더파를 쳤다.

노 교수는 미국에서 1년간 아들과 대회에 참가하면서 캐디를 맡았고 아들이 레슨받을 때 어깨너머로 훔쳐봤던 게 골프 실력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2011년에는 샌프란시스코 인근의 알라메다 골프장에서 아들과 라운드 중 홀인원을 경험했다.

노 교수에게 골프는 이제 삶의 일부분이다. 테니스에서 얻지 못했던 것을 골프를 통해 얻고 있다. 강의할 때도 학생들에게 골프가 테니스에 도움이 된다며 적극 골프를 권하고 있다. 노 교수는 “테니스는 특별한 이상이 없는 한 60% 이상 기량을 발휘하기에 큰 이변이 없지만, 골프는 때론 엉뚱한 사람이 되기도 한다”면서 “골프는 전날 잘되다가도 오늘 안 되는 운동이기에 자만해서는 안 되고 늘 겸손하게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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