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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게재 일자 : 2018년 11월 09일(金)
16%→26%→38% 비공개… 남북기금 깜깜이 예산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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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명균(왼쪽) 통일부 장관이 9일 오전 국회 예산결산특위 전체회의에서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내년 1兆 중 4172억 비공개

남북 철도·도로·산림 등 經協
국회엔 세부항목 비공개한 뒤
필요 때마다 교추協 통해 의결
갈수록 액수 커지고 ‘불투명’

통일부는 “전략노출 우려 탓”


통일부가 1조977억 원의 2019년 남북협력기금 중 무려 38%에 이르는 4172억 원을 비공개로 편성하면서 대북 예산 규모는 커지지만 집행의 투명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100억여 원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보수 비용을 남북협력기금에서 ‘선 지출, 후 의결’해 논란이 된 사례가 다른 대북 사업에서도 반복될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특히 절대 액수 면이나 비율 면에서 비대해진 비공개 편성 남북협력기금이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도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이 합의한 경협 사업을 어떤 식으로라도 진전시키고자 하는 정부의 쌈짓돈처럼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정양석(자유한국당) 의원이 통일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통일부는 2018년 남북협력기금 중 비공개로 분류된 기타경제협력사업 2350억 원 중 1400억 원가량을 사용했다. 국회 심의·의결 과정에서 세부 항목을 비공개로 한 뒤, 필요할 때마다 통일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교류협력추진협의회, 기금심의위원회 등을 열어서 썼다. 하지만 기금을 심의·의결하는 교추협은 통일부 장관이 위원장이고, 유관 부처 인사 12명으로 구성돼 있다. 민간위원 5명 중 4명은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에 소속되거나 친여 성향의 시민단체 출신이어서 교추협은 통일부에 기금 사용의 백지수표를 위임한 것이나 다름없다. 5억 원 이하의 기금 사용 시 열리는 기금심의위원회는 통일부 기조실장이 주최하는 내부 회의로, 실질적인 심의·의결이 이뤄진다고 보기 어렵다.

지난 10월 심의·의결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보수 비용 97억8000만 원은 통일부가 먼저 기금을 쓴 뒤, 심의·의결했다는 절차상의 문제 외에도 과다 비용 논란까지 일었다. 정부가 남북 교류·협력에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사업이라면 쌈짓돈처럼 언제든 기금을 꺼내 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에 따라 국회는 비공개 예산의 상세 항목을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통일부는 불가 입장이다. 정부의 대북 전략을 노출하지 않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정현 무소속 의원은 지난 8일 국회 외통위에서 “헌법은 국회가 예산 심의를 하도록 규정하고 국가재정법과 남북협력기금법 모두 투명한 재정 운영을 하도록 규정을 두고 있다”며 “비공개 관행은 ‘통일부 내부 운영 규정상 예외 조항’에 근거를 둔 것인데 헌법과 법률을 누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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