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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조항범 교수의 어원 이야기 게재 일자 : 2018년 11월 09일(金)
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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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의 ‘모과나무’에 노란 모과가 주렁주렁 달렸다. 시간이 날 때마다 이 나무 주변을 서성이며 낙과를 줍고 있다. 대부분이 덜 익은 도사리이지만, 간혹 운이 좋으면 탐스러운 모과를 만나기도 한다.

‘모과’는 ‘모과나무’에 달리는 열매다. ‘모과나무’는 일찍이 중국에서 들어와 사랑받은 나무다. 봄에 피는 분홍빛 꽃과 가을에 영그는 노란색 열매가 매혹적이어서다. 이 나무와 함께 그 열매에 대한 명칭도 이른 시기에 들어왔다. 15세기 문헌에도 지금과 같은 ‘모과’로 보인다.

한편 16세기의 ‘훈몽자회’(1527)에 보면 ‘모과’를 중국 속어에서 ‘木瓜’라 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우리말에서는 ‘모과’와 ‘木果’가 함께 쓰였다. ‘木瓜’는 한자 뜻 그대로 ‘나무에 달리는 외’라는 뜻이다. ‘모과’가 참외와 비슷한 크기이고 또 익으면 참외와 같은 노란색을 띠기에 ‘참외’를 떠올려 한자 ‘瓜’를 이용해 명명한 것이다. ‘모과’에 대해서는 대체로 한자어 ‘목과(木瓜)’에서 제1음절의 받침 ‘ㄱ’이 탈락한 어형으로 보고 있다. 또한 중국어 ‘mukwa’에서 차용된 말로 보기도 해 그 어원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을 해야 할 듯하다. ‘목과’는 ‘모과’에 비해 소극적이지만 이것과 함께 오랫동안 쓰여 온 것으로 추정된다. 20세기 초의 사전에도 ‘목과’가 ‘모과’와 함께 올라 있을 정도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조선말큰사전’(1949)에는 ‘목과’가 ‘모과’의 ‘한약명’으로 기술돼 있다. 이후 사전에서도 마찬가지다. ‘목과’가 언제부터 한의학의 특수 어휘로 제한돼 쓰였는지는 알 수 없다.

‘모과’는 무엇보다 울퉁불퉁 못생긴 것이 특징이다. 그리하여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키고, 과일전 망신은 모과가 시킨다’는 말이 생긴 것이다. 그러나 그 향기만큼은 기가 막히다. 하나둘 주워 모은 ‘햇모과’ 덕분에 퀴퀴한 연구실 냄새도 조금은 가셨다.

충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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