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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게재 일자 : 2018년 11월 09일(金)
정책 안 바꾸면 경제부총리-靑 정책실장 교체 의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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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곧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을 경질한다고 한다. 후임이 인사청문회 등을 거쳐 취임할 때까지 당분간 업무를 계속할 김 부총리의 경우, 역대 사례와 비교해 1년5개월 재임 기간이 특별히 짧은 건 아니지만 불명예 퇴진 성격이 강하다. 두 사람 경질은 기정사실이었긴 해도 시기·방식은 상궤를 벗어난다. 국회 예산안 심의가 한창인 시점에 주무 장관 교체를 발표한 것은 전례 드문 일이다. 김 부총리는 문 정부 인사 중 드물게 호평을 받은 사례였고, 비교적 합리적 목소리도 내왔다. 그런데 거칠게 쫓겨나듯 물러나게 됐다. 수틀리면 부총리도 그렇게 내칠 수 있다는 완력을 과시한 셈이다.

김 부총리가 7일 “경제에 관한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인지도 모르겠다”고 한 국회 발언은 현 경제정책의 난맥상을 압축한다. 경제 논리로 풀어야 할 사안을 정치적으로 접근하면서 숱한 부작용을 부른 것이 저간의 사정이다. 청와대 참모들의 어설픈 소득주도 성장은 고용참사, 분배 악화를 초래했고, 소상공인을 벼랑 끝으로 몰았다. 혁신성장의 전제인 규제개혁은 정권 내 진영논리에 막혀 진척이 없다. 성장·고용의 주체 기업은 협력이익공유제 등 공정경제를 앞세운 신(新) 규제로 바짝 엎드린 채 해외를 기웃거리고 있다. 모두 청와대 권력이 경제의 정상적 흐름을 왜곡·변질시킨 결과다. 김 부총리가 지난해 “시어머니가 너무 많다. 믿고 맡겨달라”고 문 대통령에게 하소연했지만 소용 없었다.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도 경기 둔화를 공식화할 만큼 한국경제 지표는 온통 비상등이다. 올해 성장률 전망은 줄곧 내리막이고, 내년은 더 어렵다고 한다. 대외 악재가 있다 해도 주요국 중 ‘나홀로 저성장·고용난’에 빠져들고 있는 것은 경제 실정(失政) 탓이다. 성장엔진을 재가동하려면 실패로 결론 난 기존 정책 기조의 대전환이 필수다. 또한 경제부처가 소신과 책임감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청와대의 과잉 개입을 끊어야 한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기존 정책 고수 입장을 밝힌 데 이어 9일엔 공정경제 전략회의에 참석해 기업 압박 정책에 힘을 실었다. 경제주체들의 좌절감은 깊어지는데, 위기의식을 갖지 못하면 경제부총리와 청와대 정책실장을 바꾼들 무슨 의미가 있겠나. 자칫 잘못하면 후임 인사들이 나빠지는 경제를 더욱 망칠 수도 있어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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