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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충신의 밀리터리 카페 게재 일자 : 2018년 11월 09일(金)
분단의 첨병 ‘작은 철옹성’ GP의 사회학…금강산 전망대가 철거 모면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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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강산 등 주변 산세가 빼어난 강원 고성 아군의 금강산전망대 GP. 하태경 의원실 제공
강원 고성 감시초소(GP)가 남북의 11개 GP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이유는?…‘금강산 전망대’ 별명 가진 GP, 통일 뒤 ‘분단 유적지’ 염두

비무장지대(DMZ) 내 고립된 요새로, 작은 철옹성으로 불리는 감시초소(GP)가 전쟁과 평화의 양면성을 지닌 상징적 군사 시설물로 떠오르고 있다. 군사전략적으로 한반도 분단의 경계선에 자리 잡은 첨병으로서의 군사적 상징물임과 동시에, 평화통일 후 분단시대를 증언해줄 관광·역사유적지로서의 이중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말까지 철거 운명에 놓였던 DMZ 내 강원 고성 ‘금강산전망대’라 불리는 감시초소(GP)의 원형보존 결정이 내려진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북은 9·19 군사부문 합의에 따라 DMZ 내 GP를 11개씩 상호 철수하기로 했다가 보존가치가 있는 1개씩의 GP는 원형을 보존하기로 결정했고, 남측에서는 ‘금강산전망대’가 ‘생존자’로 결정된 것. 금강산전망대는 북한군 GP와의 거리가 580m에 불과해 휴전선 155마일 전선에서 남북이 가장 가깝게 대치하고 있는 현장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역사적 보존 가치가 있고 동시에 금강산과 동해안, 감호 등과 연계해 평화적 이용 가능성이 매우 높은 곳으로, 동해선 남북도로와 근접해 접근성 또한 뛰어난 장소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금강산전망대 GP 보존 결정이 내려진 데는 국회 국방위원회 하태경(바른미래당) 의원의 노력이 컸다. 하 의원은 지난 1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GP 시설에 대해 철거 전 두 정상이 직접 방문해 판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 의원은 “GP를 무조건 파괴할 것이 아니라 GP를 포함한 DMZ가 세계 자연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도록 보존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독일 베를린장벽 철거 후 뒤늦게 역사유적지로 복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지금은 전 세계인이 찾는 관광명소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평화정착 후 GP 시설을 평화박물관으로 바꾸고 서로 마주보고 있는 GP는 집라인으로 연결한다면 연간 10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게 될 것이란 주장도 어필했다.

하지만 남북이 철거 입장을 공식화한 마당에 이를 취소하기란 쉽지 않았다. 이에 하 의원은 GP 일부 원형보존을 수정 제의했고 남북이 뒤늦게 GP의 경제·사회학적 가치에 눈떠 일부 보존에 합의하면서 금강산전망대가 철거의 운명을 피해갈 수 있게 됐다. 하 의원 측은 앞으로 나머지 GP 철거 과정에서 가능한 한 많은 GP의 원형보존에 노력하겠다고 밝혀, 향후 남북 군비통제 협상 과정에서 몇 개의 GP가 생존할지 주목된다.

정전상태에서의 분단 장기화의 산물인 GP는 지뢰지대 설치와 요새화를 통해 감시정찰은 물론 유사시 적 기계화부대 공격 지연을 위한 포사격 등 화력유도 진지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GP 철수로 인한 안보 공백 우려가 나오고 있다. GP 철수로 DMZ가 숲지대로 변모하면 과학화경계시스템은 무용지물이 돼 ‘정찰 깜깜이 지역’이 될 경우 남침 시 땅굴 굴착 등을 통한 최적의 은신처가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북한의 기습공격에 무방비 노출될 수 있다는 군사 전술적 평가도 있다.

북한이 우리 GP(60여 개) 수에 비해 2.6배 많은 160여 개 동시 철거에 쉽게 동의할지도 미지수다. 이에 대해 국회 국방위 김종대(정의당) 의원은 “북한은 전방 GP를 주축으로 경계작전 개념을 수립한 데 반해 남측은 GP 후방의 일반전초(GOP)를 경계작전 주축으로 설정해 전방 GP를 철수해도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북한군은 GP 후방에 다른 경계작전 시설물이 없지만, 아군은 GP 후방에 155마일 GOP 철책선을 따라 3중 철조망과 무인 CCTV 등 과학화 경계시스템을 구축해 GP 철거 시 우리가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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