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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박석 교수의 古典名句 게재 일자 : 2018년 11월 12일(月)
春蘭秋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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絳帳靑衿同日貴 春蘭秋菊異時榮(강장청금동일귀 춘란추국이시영)

붉은 휘장 파란 옷깃은 동시에 귀하지만 봄 난초 가을 국화는 때를 달리해 피어난다.

당나라 말기 시인 석관(石貫)의 ‘화주사왕기(和主司王起)’에 나오는 시구다. ‘강장’이란 옛날 한나라 마융(馬融)이라는 대학자가 제자들을 양성할 때 붉은 휘장이 있는 강단에서 강의했던 데서 유래한 말로 고명한 스승을 의미한다. ‘청금’이란 ‘시경’에 나오는 ‘청청자금(靑靑子衿)’을 줄인 말로, 원래는 푸른 옷깃의 연인을 가리키는 말이었으나 후대에는 학자, 유생, 뛰어난 인재 등의 의미로 쓰였다. 여기서는 고명한 스승과 짝을 이루는 말로 훌륭한 학생으로 보는 것이 좋다. ‘춘란추국’은 굴원(屈原)의 ‘이소(離騷)’에 등장한 이래로 인구에 회자하는 말로, 흔히 우열을 가릴 수 없이 각각 자신만의 아름다움이 있음을 표현할 때 애용된다. 이 시구는 완벽한 대구를 이루고 있는데, 앞 구절에서는 훌륭한 스승과 좋은 자질의 학생은 둘 다 동시에 귀한 존재임을 말하고 있고, 뒤에서는 봄 난초와 가을 국화는 각기 서로 다른 시절에 자신의 아름다움을 구가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사흘 뒤 15일이면 수능이다. 많은 학생이 긴 시간 준비해온 시험을 긴장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열심히 가르치고 열심히 배우는 것은 이 사회를 위해서나 개인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것이므로 둘 다 참으로 귀중하다. 그리고 경쟁 또한 인간사에서 피할 수 없는 일 중 하나다. 다만, 지나치게 획일화된 기준으로 사람의 가치를 평가하려고 하거나 행복을 성적순으로 매기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봄에 피는 난초는 난초대로의 아름다움이 있고, 가을에 피는 국화는 국화대로의 아름다움이 있다. 사람들 저마다의 개성과 재능이 다양한 방식으로 존중받고 아름답게 펼쳐지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상명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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