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美와 ‘민간용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기술개발 협의중

韓·美, 미사일 지침 협의 개시
美, 군사용 전용 우려 부정적

한국 정부가 민간용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개발을 위해 미국과 한·미 미사일 지침(가이드 라인) 개정 협의를 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우주발사체 기술의 군사용 전용을 우려하는 미국은 한국의 고체연료 개발에 부정적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정부 소식통은 “최근 정부가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기술 개발을 위해 미국과 협의 중”이라며 “정부도 대화 초기 단계라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도 “민간 연구 분야에서 고체연료 우주발사체에 대한 수요가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해 미국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북한의 6차 핵실험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의 탄도미사일에 대해 중량 제한을 해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 트럼프 대통령 방한 당시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압도적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함께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원칙하에 한국의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 완전 폐지에 합의했다.

하지만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민간용 우주발사체에 대해서는 지난 2012년 지침 개정 및 2017년 탄도미사일 탄두 중량 해제 합의 당시에도 논의되지 않았던 사안이다. 지난 2013년 러시아 기술을 도입해 발사한 ‘나로호’나, 현재 발사를 준비 중인 첫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는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발사체다.

그러나 한국의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기술 제한 해제 논의에 관한 문화일보의 이메일 질의에 미 국무부 관계자는 “공개되지 않은 외교적 협상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국 측은 한국이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기술을 개발할 경우 군사용으로 전용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