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왕조 제3代 김정은 분노·이상함의 결합체” 다큐 방영

세계적 다큐멘터리 방송사 내셔널지오그래픽이 11일부터 김일성 일가의 70년 통치사를 다룬 ‘북한 왕조의 내부(Inside North Korea’s Dynasty)’ 4부작 방영을 시작했다. 다큐멘터리 내용은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한 6·25전쟁으로 시작해 올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북 정상회담으로 끝이 난다.

이날 CNN 등에 따르면 내셔널지오그래픽은 북한 왕조의 내부 4부작을 통해 3대 세습이 가능했던 북한의 ‘이상심리’ 발생 배경과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인의 각기 다른 통치스타일 등을 분석했다. 1부 ‘김씨 왕국(Kingdom of the Kims)’은 일제강점기인 1912년 평양에서 태어난 ‘무명의 게릴라’ 김일성이 북한을 지배하고 자신을 신처럼 만들어가는 과정을 다룬다. 이러한 독재권력 확보에 6·25전쟁과 김신조 사건, 푸에블로호 피랍 사건, 도끼 만행 사건 등이 이용된 정황이 그려진다. 2부 ‘신의 아들(The Son of God)’은 ‘왕자처럼 자라 버릇없는 부잣집 아들’ 김정일이 예상을 깨고 후계자로 떠오른 배경과 그의 통치방식을 담고 있다. 007 영화를 광적으로 좋아한 김정일은 영화를 김일성 우상화라는 선전·선동에 이용함으로써 후계자가 됐다. 신상옥·최은희 납치 사건, 대한항공(KAL)기 폭파 사건, 고난의 행군 등과 같은 김정일 판 공포의 연대기도 다뤄진다.

3부 ‘핵 가족(Nuclear Family)’은 9·11 테러 이후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악의 축’ 연설과 이라크 침공에 자극받은 김정일이 경제난에도 핵 개발에 나서는 과정을 보여준다. 아사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김정일이 화폐 위조 등을 통해 통치자금을 마련하고 호화 생활을 한 내용도 담겼다. 4부 ‘로켓맨(Rocket Man)’은 김정일 사후 ‘분노와 이상함의 결합체’인 김정은이 고모부 장성택 숙청, 이복형 김정남 암살, 잇단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을 통해 권력을 장악해 가는 내용을 그렸다. 미 농구 스타 데니스 로드맨과의 이상한 우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미·북 정상회담도 담겼다.

CNN은 4부의 마지막을 장식한 미·북 정상회담을 “핵 개발을 추진해온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대한 김정은의 ‘외교적 쿠데타’”라며 “그러나 그다음을 위한 어떠한 확실한 해결책도 제공하지는 않았다”고 지적해 북한의 비핵화 조치 미비를 꼬집었다. 1·2부는 11일 방송됐고 3·4부는 오는 18일 방송 예정이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