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증산”선언 사우디, 유가폭락에 결국 ‘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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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평균 50만배럴 축소

미국의 중간선거, 이란산 원유 수출 제재 등을 앞두고 증산을 선언했던 사우디아라비아가 예상과 달리 국제유가 하락이 이어지자 12월부터 원유 생산량을 하루 평균 50만 배럴 축소하기로 했다. 사우디와 원유 수출 1·2위를 다투는 러시아는 단기 수급불균형이라는 입장에서 감산에 회의적이지만 아랍에미리트(UAE) 등 다른 산유국들은 감산에 공감하고 있어 유가 반등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1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산업에너지광물부(옛 석유부) 장관은 이날 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및 10개 비회원 주요 산유국 장관급 공동점검위원회(JMMC)에 참석해 “12월부터 하루 평균 5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겠다”며 “더 많은 원유 감산에는 아직 산유국들이 합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회의에서 “시장 심리는 공급 부족을 걱정하는 데서 공급 과잉을 우려하는 쪽으로 옮겨졌다”고 강조했다. 사우디의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은 10월 기준 1070만 배럴에 달한다.

앞서 알팔리 장관은 지난달 15일 “원유시장 충격 흡수자인 사우디의 추가 생산능력과 노력이 없다면 유가는 쉽게 세자릿수(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것”이라며 증산을 시사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간선거 등을 앞두고 유가급등을 우려해 사우디 등 OPEC에 증산을 거듭 압박했고 자말 카슈끄지 피살사건으로 궁지에 몰린 사우디는 증산을 발표했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고 미국이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8개국에 대해 제재 면제를 허용하면서 유가가 떨어지자 사우디는 감산으로 방향을 틀었다. 10월 3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 배럴당 76.41달러로 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던 국제유가는 9일 현재 배럴당 60.19달러로 한 달여 만에 21.2% 급락한 상태다.

사우디 외 다른 산유국들도 유가 하락을 막기 위한 감산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감산에 회의적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